[로컬이슈] ‘물러서지 않는다’... 혐오·기피시설 갈등
[로컬이슈] ‘물러서지 않는다’... 혐오·기피시설 갈등
  • 최현호 기자 wti@kyeonggi.com
  • 입력   2021. 09. 17 오후 1: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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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공공시설 사업들

장사시설ㆍ쓰레기소각장ㆍ하수처리장 등 경기도내 공공시설들이 혐오ㆍ기피시설로 주민들에게 인식되면서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내 집앞에는 안된다며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고, 지자체장들 역시 서로 물러서지 않은 채 대립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부천시의 경우 대장동 자원순환센터 현대화(광역화) 사업, 가평군은 광역 장사시설, 여주와 이천은 이천 광역 화장장을 놓고 갈등을 지속하고 있어 해결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부천시 자원순환센터 전경
부천시 자원순환센터 전경

■ 광역화 반대에 부딪힌 부천 대장동 자원순환센터 현대화사업

부천시가 추진 중인 자원순환센터 현대화사업은 사업비 7천786억 원을 들여 대장동 지역에 지하화 시설을 증설하는 사업이다. 지하에는 폐기물 처리시설을 배치하고 지상은 주민 휴식, 운동, 편의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자원순환센터에서는 하루 평균 쓰레기 처리량인 300t의 3배 규모인 900t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부천시가 재정 부담을 줄이고자 자원순환센터를 인근 인천시 계양구 300t과 서울 강서구 130t을 함께 사용하는 광역화를 추진하면서 대장동 인근 주민들이 타 지자체 쓰레기 반입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면서 사업 진행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시는 3기 대장 신도시 조성으로 인구 유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해당 사업이 늦어지면 향후 쓰레기 대란은 불 보듯 뻔할 것으로 보고 주민 설득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인근 대장동 주민들의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정동 광역소각장 비상대책위원회는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을 고수하면서 서울 강서구와 인천 계양구의 쓰레기 반입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 힘 부천시 4개 당협위원장도 대장동 소각장 광역화에 대해 반대의 한목소리를 내며 비상대책위원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이들 반대 의견에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국회의원(부천정)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부천시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약 5천616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며, 이 중 시가 부담하는 비용은 정부 지원금(사업비 30%) 등을 제외하면 3천226억 원가량의 재정 부담이 필요해 광역화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광역화로 사업이 추진되면 정부 지원금(사업비 50%)이 늘어나고 쓰레기 반입에 참여하는 지자체에 사업 부담금을 부과, 실제 시가 부담하는 비용은 약 886억 원으로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시는 예산 절감 효과뿐 아니라 도시 가치 제고를 위해서라도 현대화사업을 반드시 광역화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평군 광역장사시설 조감도
가평군 광역장사시설 조감도

■ 주민반발에 입지선정도 못 하는 가평 광역 장사시설

가평군 역시 주민들의 저항으로 광역 장사시설 사업이 벽에 부딪혔다. 가평군은 2018년 7월 자체 화장시설이 없어 강원도 춘천, 인제, 속초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타개하고자 김성기 군수의 공약으로 군 일원에 1천100억여 원을 들여 약 30만㎥ 규모의 장사시설(가평, 남양주, 포천, 구리 등 4개 시·군 공동형) 건립을 추진했다. 화장시설(화장로 10기 내외), 봉안시설, 자연장지, 장례식장, 진출입로 및 주차장 등 부대시설 등이 들어선다.

하지만 군은 지난해 6월 공동형 장사시설 마을 유치에 나섰으나 반대대책위원회의 반발로 난항을 겪다 결국 유치에 실패했다. 이후 군은 같은 해 11월 설치후보지 공개모집 재공고를 했다. 이에 북면 이곡1리가 유일하게 장사시설 유치시설을 신청했지만, 다시 한 번 주민 반대로 말미암아 입지 선정이 불발됐다.

김성기 군수는 추진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 마을 유치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천화장장 반대에 나선 시민들.
이천화장장 반대에 나선 시민들.

■ 경계지역 화장시설로 부딪힌 여주시와 이천시

이천시는 장례문화 개선을 위해 여주와 경계지역에 시립화장시설을 추진하면서 여주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천시는 주민들의 원정화장시설 이용불편 해소를 위해 지난 2019년 여주시와 경계지역인 수정리에 시립화장시설 건립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엄태준 시장은 시립화장시설을 추진하고자 ‘시립화장시설추진위원회’를 구성, 공모를 통해 지난해 8월 부발읍 수정리를 최종 입지로 선정했다. 이천 시립화장시설은 95억 원(도로개설비 및 토지매입비 별도)을 투입해 5천㎡ 부지에 건축연면적 3천㎡(지하 1층, 지상 2층) 총 4기로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계획을 세웠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인센티브(안)로 100억 원을 지원해 도로포장, 하천정비, 마을회관 신축, 기타 주민 요구 사항 등 주민 숙원사업을 화장시설 건축 착공에 맞춰 함께 추진키로 했다. 또 화장장 부대시설(식당, 커피숍, 장례용품판매점 등) 운영권 부여, 화장장 근로자 우선 채용, 설치지역 주민 및 반경 1㎞ 이내 주민 화장수수료 면제, 기타 위원회에서 의결한 사항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여주시 능서면 양거리, 용은리, 매화리 등 인근 마을 주민과 여주지역 60여 시민ㆍ사회단체와 이천시 부발읍 화장장건립반대대책위원회 등이 연대해 엄태준 시장 퇴진 등을 외치며 이천시청 앞 등지에서 지속적으로 시립화장시설 건립 결사반대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양 지자체 간 갈등이 고조되자 경기도 분쟁조정위가 양 지자체 분쟁조정회의를 개최,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했으나 견해 차이가 커 조정에 실패했다. 결국, 내년 12월 완공 예정이었던 이천 시립화장시설은 2024년 12월로 완공시기가 늦춰졌다.

임용규 경기도 갈등조정팀장은 “갈등 문제는 도와 시ㆍ군간 갈등, 도와 중앙과의 갈등 등이 있다. 그중 시ㆍ군 간의 갈등이 많아지고 있어 광역차원에서 들여다보고 있지만, 시ㆍ군 당사자가 우선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재는 시ㆍ군에서 요청이 오면 도가 중재에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이천 화장장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공공시설 갈등문제의 경우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사업을 폐기하라는 경우가 많아 협상이 어렵다. 이에 경기도가 주민들에게 사업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이해시키고 상생방안을 제시하면서 풀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류진동·김종구·신상운·최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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