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SNS와 시대의 창(窓)
[데스크 칼럼] SNS와 시대의 창(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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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의 여론형성 기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포털의 댓글이 일반 시민의 의견까지 변질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한 대학의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인터넷 댓글 세미나에서 ‘인터넷에서 왜곡되기 쉬운 여론 동향은 사이버 공간을 넘어 온라인 활동에 미온적인 일반 시민의 의견까지 변질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고, 나아가 사회 구조적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터넷 댓글은 이제 개인 간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현시대의 사회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시대의 창’이라고 할 수 있다.

창(窓)은 외부와의 소통의 창구이자 은닉의 장소이기도 하다. 일상의 창을 의미를 벗어나 시대를 바라보는 창의 모습으로 의미를 확대해 보면 흥미로운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이는 민심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조선시대 봉건사회의 엄격한 신분사회의 굴레 속에서 우리의 조상은 부조리와 억압에 대한 저항과 비판을 가면극(탈)을 통해 폭력을 동반하지 않은 해학으로 승화시켰고, 왕의 폭정과 일부 관료와 양반네들의 횡포에 대한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로서 장마당에 모인 군중을 향해 구성진 욕을 섞어가며 잠시나마 위안과 소통, 비판의 장을 마련했음을 알 수 있다.

익명성 뒤에 숨어 세상을 향한 울림은 지금은 어떠한 모습으로 변모돼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분명히 오늘날은 시대성을 반영하는 가면극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다면, 가면극은 사라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SNS의 댓글로 진화되어졌음을 알 수 있다.

대다수의 댓글은 익명성을 강조한다. 이 익명성의 댓글은 가면과 맞닿아 있다. 자유로운 여론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순기능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악용한 무차별 상대를 비하하거나 조롱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한 개인의 인격이 무참히 짓밟히고 그 가족 간의 붕괴를 여러 사례로 목격하게 된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지나치게 자신의 처한 상황과 대입시켜 사회적 공분의 성토장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새로운 사회의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전의 가면극이 세상을 향한 공의적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공의적 개념 외에 개인적 성향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익명성이란 가면은 실제의 자신보다 과장된 행동과 말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하고 개인이 아닌 군중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각자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문제는 어떠한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무차별적 의견과 상대의 인격을 무시하는 식의 댓글문화는 지양돼야 한다.

온라인 상에서의 감정표출의 상대와 직접 대면 후의 행동이 사뭇 다름을 볼 수 있고, 온라인 상에서 과장되게 보여주는 이미지와 실제의 모습이 상반된 이중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선진사회에의 진입은 경제논리에 앞서 기본 소양을 갖춘 댓글문화의 실천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서구에는 없는 ‘우리’라는 개념은 개인보다는 공동체 의식의 발현으로 볼 수 있다. 자신에겐 냉정하되 타인에게는 관대한 이타적인 행위로서의 댓글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SNS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지만 자신의 불만과 궤변만을 늘어놓는 왜곡된 공간으로서의 변질은 개선의 필요성이 농후함을 절감하게 된다.

IT 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그것을 담은 내용 또한 타인에 대한 배려로 넘쳐날 때 진정한 의미로서의 IT 강국으로서의 위상과 조상의 가면극을 통한 시대정신을 계승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한동헌 인천본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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