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뚫고 ‘금의환향’ vs 눈물로 부르는 ‘망향가’
취업난 뚫고 ‘금의환향’ vs 눈물로 부르는 ‘망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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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명과 암’… 새내기 직장인 백승주씨 “취업후 첫 고향길 설레요”
예맨 난민 나자트씨 “부모님 생각에 마음 아파”

명절을 사흘 앞둔 13일 서울의 한 매장에서 올해 취업에 성공한 사회 초년생 백승주 씨가 친지들에게 전달할 선물세트를 구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전형민기자
명절을 사흘 앞둔 13일 서울의 한 매장에서 올해 취업에 성공한 사회 초년생 백승주 씨가 친지들에게 전달할 선물세트를 구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전형민기자
새내기 직장인 백승주씨 “취업후 첫 고향길 설레요”
첫 명절 보너스로 선물 구입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 기대

“회사에서 받은 첫 명절 보너스로 부모님 선물 사서 고향 갑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금융회사에 취업한 백승주씨(26)는 올해 설 명절이 예년과 달리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아직 경기대학교 학생인 백씨는 친구들과 오랜 스터디 끝에 졸업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당당히 금융회사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취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함께 취업준비를 했던 친구들은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취준생 신분’을 벗어나지 못해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백씨는 “명절이면 친척들에게 취업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아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명절만큼은 정말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회사에서 받은 명절 보너스로 가족들에게 작지만 정성이 담긴 선물도 하려고 한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지난 2012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 후 수원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 손나씨(33·여)도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이번 설 연휴를 맞아 3년 만에 남편과 함께 고향인 중국 청도를 방문하기 때문이다.

손씨는 “시댁 부모님께서 고향에 다녀오는 것을 허락해 주셔서 청도에 계신 부모님을 뵐 수 있게 됐다”며 “오랜만에 부모님을 뵙는 만큼 중국에 있는 동안 부모님과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최대한 함께 시간을 보내다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7년의 연애 끝에 지난 12월 결혼한 최원식(30)ㆍ김현주(31·여) 부부도 결혼 후 첫 고향 방문에 행복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씨는 “더이상 언제 결혼 할 거냐는 잔소리를 듣지 않는 것도 행복한데 혼자가 아닌 아내와 함께여서 더욱 설렌다”면서 “이번 설 명절에는 장모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이호준 임성봉기자

난민지위를 받아 입국한 예맨 출신 나자트씨가 인천시 연수구 자택에서 타향의 설움을 안고 설 맞이를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난민지위를 받아 입국한 예맨 출신 나자트씨가 인천시 연수구 자택에서 타향의 설움을 안고 설 맞이를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예맨 난민 나자트씨 “부모님 생각에 마음 아파”
고향에 비슷한 명절 있지만 내전 때문에 갈 엄두도 못내

“예맨에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두 번째 설을 맞는 예맨 출신 나자트씨(37·여)는 설이 다가올수록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다. 

지난 2016년 2월 난민지위(G-1)를 받은 그는 두 아들인 아마르·아미르와 함께 인천 연수구의 한 원룸에서 살고 있다. 지난해 설은 두 아들과 함께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보냈다. 당시 나자트씨는 무엇 때문에 행사를 하는지도 모른 채 나눠주는 케이크를 먹었던 기억만 남아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설 명절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나자트씨다. 그에게 있어 다가오는 명절 연휴가 그리 반갑지는 않다. 고향에 계신 아픈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나자트씨는 “고향 예맨도 우리의 설과 같은 명절인 아이둘아자(Eid-ul-Azha, 동물을 도살해 친지와 함께 나누는 성찬제)가 있어요”라며 “이날은 새 옷을 입고 가족 모두가 모여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등 한국의 설 명절과 많이 비슷해요”라고 했다. 

그는 이어 “여섯 남매와 조카들까지 모이면 집안이 북적거릴 정도였는데 지금 한국에는 여동생 1명과 남동생 2명의 가족과 저희까지 3가족만 있어요”라며 “예맨에 남겨진 아버지와 어머니가 현재 많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전 때문에 갈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라고 했다.

나자트씨가 한국에 정착한 지도 어느덧 2년. 예맨에 있는 가족이 걱정되고 보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에 정을 붙이고 사는 것이 나자트씨가 할 수 있는 최선일 뿐이다. 나자트씨는 “부모님이 그립지만, 여성 차별이 없고 내 아들들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나라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의지하고 열심히 살아갈 거에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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