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합의 “아들 죽었지만 손자라도…”
이산가족 상봉 합의 “아들 죽었지만 손자라도…”
  •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 입력   2014. 02. 05   오후 9 : 13
  •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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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두고온 3살짜리 아들이 늙어 죽었다는 생각을 하면 억장이 무너지지만, 손자라도 볼 수 있다니 위안을 삼아야지요.”

5일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 일정 합의로 손자를 만나게 될 백관수씨(91·인천시 중구 신흥동)는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과 아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가슴이 먹먹하지만, 손자라도 만나 속죄를 빌어야겠다”고 말했다.
6·25 전쟁 당시 고향인 평안북도 영변에 부인과 3살짜리 아들을 둔 채 인민군으로 전쟁에 참전한 백씨는 북에 있던 가족은 모두 사망하고, 사망한 아들이 낳은 손자(30)를 만날 예정이다.

백씨는 “(내가)인민군으로 내려와 포로가 돼 남한에 남았으니 북한에 있는 가족이 반역자의 가족으로 몰려 얼마나 고생을 했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두고온 3살짜리 아들이 늙어서 세상을 떠날 정도로 기나 긴 세월 동안 이 나라의 잘라진 허리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빨리 통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하고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상봉자 규모는 남북 각각 100명으로 하되 지난해 9월 추석 상봉 추진 때 교환한 명단에 있는 이들을 대상자로 하기로 합의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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