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제명
국회의원 제명
  •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 노출승인 2011.06.02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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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무소속 강용석 의원(서울 마포을)에 대한 의원직 제명안 통과는 예견된 결과다. 제명안은 지난 30일 회의 시작 5분여 만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재적 의원 12명 중 찬성 11명, 무효 1명으로 가결됐다. 의원 중징계안이 올라와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없던 일로 넘기기 일쑤였던 예전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국회 본회의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제명안을 의결하면 강 의원은 헌정 사상 최초로 윤리 문제로 퇴출당하는 첫 국회의원으로 기록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민당 총재시절이던 1979년 10월 4일 민주공화당+유신정우회에 의해 (정치적으로) 제명된 이래 32년만이다.

국회 윤리특위의 제명안 통과는 강 의원이 자초한 결과다. 우선 강 의원이 피해 당사자들과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너무 늦게 표명했다. 지난해 7월 문제의 성희롱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무려 4개월이 지나서였다. 더구나 강 의원은 검찰조사 및 법정싸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한나라당의 자진 탈당 권유를 거부한 끝에 당 윤리위원회와 의원총회의 의결절차를 거쳐 제명처분을 받고 출당됐다. 재판부가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발언이 갖는 무게나 발언의 상대방, 발언을 접하는 사회 일반인에 대한 영향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고 판결한 것은, 국회의원에게는 자신이 행사하는 영향력에 비례해 더욱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이에 걸맞은 언행이 요구된다는 논리다. 선출직은 물론 임명직 공직자들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깊이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문제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실시되는 국회 본회의다. 윤리특위 가결대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더구나 일부 의원들이 “잘못은 했지만 사형선고나 다름 없는 제명까지 하는 건 지나치게 가혹하지 않느냐”고 동정론을 펴기 때문이다. 이심전심으로 한 통속이 돼 ‘동료 감싸기’를 도모할 수도 있다. 1991년 설치된 국회윤리위에 지금까지 의원 징계안 150여건이 접수됐지만 단 한 건도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일은 특히 여성계의 시선이 과거와 달리 엄중하다. 강용석 의원 제명 문제는 내남 없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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