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그러나 그 잃음에도 불구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조국 수호를 위해 사라져간 우리 병사들의 정신, 故 한주호 준위의 숭고한 전우애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을 기억하며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은 철저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우리가 잃은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 그리고 해저까지 꿰뚫어 빈틈이나 부족함이 없는 과정을 통해 어떤 숨김과 계산도 없는 투명한 결과가 밝혀져 공표(公表)되어야 할 것이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정책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가 그들을 잃었으나,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더불어 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 속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많은 억측과 소모적인 논쟁을 유발하고 있다. 잃은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 들이 너무 많아 봄을 만끽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이 남은 자들의 몫이리라.
/권혁성 수원발전연구센터 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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