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의 멋
안경의 멋
  •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 입력   2010. 04. 14   오후 8 : 52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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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윤석호 PD는 자신이 연출하는 청춘드라마 ‘사랑의 인사’의 오디션을 보러 온 배용준이라는 청년을 눈여겨봤다. 윤 PD는 눈매가 날카로웠지만 훌륭한 미소를 가지고 있던 그에게 안경을 한 번 써볼 것을 제안했다. 배용준은 ‘사랑의 인사’에서 지적인 대학생을 연기했다. 시청자들은 처음 보는 이 단아한 청년에게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배용준은 안경으로 인해 부드러운 매력을 가질 수 있었다. ‘젊은이의 양지’에서도 안경 쓴 모습을 통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배용준은 수 많은 드라마에서 안경을 쓰고 연기해 호감을 샀고 최고의 한류 스타 자리에 올랐다. 안경은 이렇게 용모를 변화시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구의 45~50% 정도가 안경을 쓴다는 조사결과가 2005년 대한안경사협회에서 나온 적이 있었다. 공부를 하는 20대 이하는 48%, 노안으로 시력이 떨어지는 50대 이상은 50% 정도가 안경을 착용한다고 한다. 안경은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지만 멋으로도 애용한다. 특히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안경은 유행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월 설 연휴에 백내장 수술을 받은 후 안경을 계속 착용하는 것에 대해 얘기가 많다. 당초 눈 보호를 목적으로 1~2주일 쓸 것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었으나 인상이 부드러워졌다는 호평이 이어지면서 미국 방문길에도 안경을 썼다. 이 대통령의 안경에 대한 평가는 ‘긍정론’이 우세한 편이다. 강한 인상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도 “링컨 대통령도 초등학생으로부터 ‘수염을 기르는 게 낫겠다’는 편지를 받고 수염을 기르기 시작해 호평을 받았다”면서 안경 착용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딸들이 ‘안경 쓴 아버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새 안경을 선물하고 있는 것도 이 대통령이 안경을 벗지 못하는 이유라고 한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추진력과 카리스마의 이미지를 안경이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요새는 안경을 안 썼을 때의 모습이 되레 이상하게 보인다. 안경 쓴 이 대통령의 모습이 보기에 좋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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