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위험기상 있는 곳에 기상관측차량 있다
[특별기고] 위험기상 있는 곳에 기상관측차량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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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장마 후 이어진 폭염, 예상 밖 폭우 등 비정상적으로 흘러간 올여름 날씨에 모두가 ‘위기’를 직감할 수 있었다. 올해 초 기상청이 발표한 ‘2020년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서유럽은 대홍수, 미 북서부에선 100년 만의 폭염이 발생하며 기후위기가 전 인류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 됐음이 분명해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600여개 지점에 고정된 기상관측망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가 심화됨에 따라 위험기상의 국지적 발생이 증가하면서 관측망에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관측 공백을 최소화하고 기존 관측망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작년 12월 ‘기상관측차량’을 도입했다.

기상관측차량은 기상관측센서(기온, 습도, 바람, 기압, 강수량), 레윈존데(고층관측 장비), 도로 노면센서 등을 차량에 탑재, 기상관측업무를 수행하는 이동형 관측 장비다. 상대적으로 관측망 확충이 어려운 대기 상층에 대한 관측 장비가 탑재돼 있어 고층대기 데이터도 거뜬히 얻어낸다. 이렇듯 지상, 고층을 가리지 않고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는 기상관측차량은 관측 공백 해소에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수도권기상청도 올해 초 기상관측차량을 도입했다. 올여름에는 폭염으로 인해 낮에는 야외 활동을 하기 어렵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나날이 지속됐다. 특히 서울에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 이상으로 무더위가 지속되는 열대야가 지난 7월20일 밤부터 8월1일까지 13일 연속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수도권기상청은 폭염 발생이 빈번한 지역의 측정 기온이 정확한 것인지, 인구 밀집 지역에서 느끼는 기온이 실제로는 얼마나 높은지 등 국민에게 더 정확한 폭염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상관측차량으로 폭염 특별관측을 6회 수행했다.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 야외 노동자들이 많은 광화문과 용산 등 도심지역의 주간 시간대에 관측 차량을 배치하여 유의미한 폭염 관측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

기상관측 차량은 폭염뿐 아니라 태풍, 집중호우, 대설 등 다양한 위험기상 관측에도 활용되고 있다. 고층대기를 관측하는 기상장비 중에는 ‘레윈존데’가 있다. 측정장비를 커다란 풍선에 매달아 띄워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기상관측 차량에 레윈존데를 탑재하면, 차량과의 실시간 자료 전송을 통해 지면으로부터 20∼30㎞ 고도까지의 대기 상층부 관측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위험기상 예측에 매우 중요한 자료들이다. 레윈존데를 활용한 고층관측은 기상청에서도 전국에 단 6개 지점에서만 운영 중이다.

수도권기상청에서는 올여름 집중호우 및 태풍 대응을 위해 이러한 고층 특별관측을 12회 수행했다. 정확한 예보의 기초가 되는 관측자료의 수집 다양화를 통해 예보의 질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었다.

앞으로도 기상관측차량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언제, 어디로든 출동해 관측업무를 수행할 것이다. 위험기상에 국한되지 않고 산불이나 화학사고 등 기상정보가 필요한 대형재난 현장에서도 기상관측을 수행하고 날씨 상황을 브리핑해 재난 대응 및 복구에 활약할 예정이다. 겨울철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도로 살얼음 관측 또한 예외가 아니다.

빛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기상관측 차량은 국민을 위협하는 위험기상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그리고 언제든 출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매 순간 한 발짝 앞서 달려가 국민의 안전에 필요한 기상정보 생산을 위해 선도적으로 기상관측을 수행할 것이다.

박광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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