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시계획 사전협상제도 악용돼서는 안 된다
[사설] 도시계획 사전협상제도 악용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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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지난 5일 민간에서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서 ‘공공기여 사전협상제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각종 용도변경과 도시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개발이익에 따른 특혜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천시는 구체적으로 용도지역의 변경 때 증가하는 용적률의 최대 60%에 해당하는 토지가치를 공공기여율로 적용하여 부지나 현금으로 기부받는다고 제시했다. 또한 올해 사전협상 대상지를 이달 중에 공모해서 전략사업 및 민간이 반복 제안한 사업 중에서 2~3개 사업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도입하는 제도가 그동안 용도변경과 도시개발사업의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성과 수익성 추구 갈등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도시개발로 나오는 이익을 환수해 시민이 필요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하는 의미도 있다. 장기간 보류된 유휴지를 공공의 이익에 맞게 개발할 수 있는 물꼬를 트는 의미도 크다. 그러나 여러 장점에 기반한 기대와는 달리 운영에서 발생하는 허점이 악용되면 난개발과 특혜시비에 대한 면죄부로 전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제도의 도입에 앞서 연구 및 여론의 수렴 등 철저한 준비를 선행해야 한다.

공공기여 사전협상제도는 기본적으로 도시계획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특혜시비로 상징되는 공익성과 수익성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공익성을 추구하는 도시계획이 재원의 부족 등 여러 제약으로 한계가 있어 민간의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윤추구를 가치로 삼는 민간은 희생할 수 없어 최소한의 이익이 보장되어야 가능하다. 이런 과정에서 항상 논란이 되는 적정한 최소 이윤에 대해 합리적으로 측정, 평가, 비교할 수 있는 모델이나 기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학술적으로는 무수히 많은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늘 갈등의 한가운데에 놓인다. 이러한 문제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사전협상제도이다.

따라서 공공기여 사전협상제도가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의 열쇠라는 인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선행해야 한다. 우선 절차를 투명하게 하고 기준의 설정에서도 특혜시비가 사전에 차단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도시계획전문가 및 법무·회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상위원회와 같은 조정기구이다.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여 특혜시비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기구로 구성·운영돼야 한다. 또한 행정기구에서도 전담 조직을 신설하여 지원하고 책임지는 등 전문성과 책임성도 확보해야 한다.

어느 사회나 도시계획 제도는 끊임없이 발전하여 진화하고 있으나 아직도 부족하여 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가 간혹 제도의 이해 부족과 운영의 미숙으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다가온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설익은 제도의 조급한 시행으로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도시계획은 번복하기 어려운 장기계획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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