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많이 걷으면 포상, 과오납엔 관대...道 세정 신상필벌, 공정하지 않다
[사설] 많이 걷으면 포상, 과오납엔 관대...道 세정 신상필벌, 공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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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도세 과오납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2018년 도세 과오납금은 721억원이다. 지난해는 1천17억원이었다. 올해도 8월 말 현재 76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도세 징수액에서 차지하는 과오납 비율도 0.5%(2018년)에서 0.8%(2019년)로 늘고 있다. 전체 세원이 큰 만큼 0.3%p 증가는 상당한 규모다. 당연히 전체 과오납금 규모가 커졌다. 최근 3년간 과오납금이 2천500억원이다.

지방세 부과 규모는 갈수록 커진다. 과오납의 오류도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을 감안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과오납에 대한 책임 행정이 느슨한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판 등 불복절차에서 지는 경우가 97.6%로 가장 많았다. 세율을 잘못 적용한 경우도 있었다. 과세자료를 오기한 경우도 있었고, 고지서를 잘못 보낸 경우도 있었다. 모두 담당 공무원의 잘못이 원인이다. 그런데 징계는 없었다.

여기서 비교해볼 일이 있다. ‘세금을 잘 거둔’ 공무원에 대해선 어떻게 하고 있나. 이를테면 경기도가 하는 지방세정운영 평가가 있다.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세정 업무 전반을 평가한다. 여기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되면 상을 준다. 적지 않은 상금도 준다. 올 3월에 군포가 선정됐고 6천만원을 시상했다. 평가 항목은 여러 가지다. 중요한 가점은 역시 지방세 징수율과 신장률이다. ‘많이 걷은 지자체’에 주는 포상이다.

과오납금 비율도 평가는 한다. 과오납이 많으면 감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절차가 과오납에 대한 책임 행정을 구현하는 본질적 시스템은 아니다. ‘잘 걷은 행정’에 대한 상이 있으면 ‘잘못 걷은 행정’에 대한 벌도 같은 크기로 있는 것이 옳다. 그게 공정(公正)의 정의에 가깝다. 지방세 과오납이 계속 문제가 되면서도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여럿 있을 것이다. 그중에 이런 책임 행정 부재 시스템이 원인일 수 있다.

세무 행정이 목숨처럼 지켜야 할 가치는 공정이다. 그 가치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게 과오납이다. 3년간 물리지 말았어야 할 세금이 2천500억원이었다. 97%는 납세자가 재판 등을 통해 바로잡았다. 이런 이의 신청이 없었다면, 그대로 냈을 돈이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과오납 세금이 2천500억원이 전부일까. 혹여 안 내도 될 세금을 낸 도민은 없을까. 절차를 모르거나 여력이 없어서 엉뚱한 세금을 낸 도민은 없나.

민선 7기 경기도는 공정을 최고 가치로 삼고 있다. 그 공정에 최전면에 있어야 할 분야가 세무다. 과오납 행정에 책임 지우고, 필벌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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