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 앞둔 경찰 첫걸음 ‘사건관리과’…수원서부경찰서 전국 표준
검경 수사권 조정 앞둔 경찰 첫걸음 ‘사건관리과’…수원서부경찰서 전국 표준
  • 장희준 기자 junh@kyeonggi.com
  • 입력   2020. 10. 25   오후 6 : 44
  •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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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앞둔 경찰의 변화 ‘사건관리과’
수원서부署, 전국 표준으로 선정…“공감ㆍ양보로 변화 수용”
수원서부경찰서
수원서부경찰서

■ 검경 수사권 조정 앞둔 경찰의 변화…수원서부서, 길잡이가 되다

경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비해 ‘사건관리과’를 시범 도입한 가운데 수원서부경찰서가 전국 표준모델로 선정됐다.

67년 만에 이뤄지는 검경 관계의 역사상 최대 변화를 앞두고 경기경찰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올해 1~2월 전국 28개 경찰서에 사건관리과를 도입했다. 경기도에선 수원서부서와 수원남부서, 부천원미서, 일산동부서, 용인동부서, 분당서 등 6개 경찰서가 참여했다.

사건관리과는 수사ㆍ형사 등 수사부서의 행정ㆍ심사 기능을 총괄하고 영장심사관ㆍ수사심사관을 배치해 수사부서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수사부서장이 사건 수사 및 종결 여부 판단에 집중토록 하는 게 목적이다.

■ 67년 만에 달라지는 검경 관계…‘사실상의 불기소권’ 갖게 된 경찰

그간 경찰은 기소 여부에 대한 의견만 낼 뿐 최종판단은 검찰이 내리는 사실상 수직적 관계였다. 현행법상 경찰은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수사를 개시해도 검찰의 별도 지휘가 있다면 그것에 따라야 했다. 결국 경찰은 기소 사건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내년 1월1일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되면 이 같은 양상이 67년 만에 달라질 전망이다. 우선 경찰은 지금처럼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의 불기소 사건에 대한 자료를 90일 내에 경찰로 반환해야 한다. 90일이라는 제한 내에 사건의 새로운 기소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경찰은 ‘사실상의 불기소권’을 갖게 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논란은 1954년 제정된 형사소송법에 검사의 수사ㆍ기소권이 명문화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62년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검사에 의한 영장 신청 조항’이 명시되면서 검찰이 수사ㆍ기소ㆍ영장청구 권한을 독점하는 현재의 구조가 만들어졌다.

사건관리과 업무 모델 4가지 중 수원서부서 등 4개 관서에서 운용 중인 모델(예시)
사건관리과 업무 모델 4가지 중 수원서부서 등 4개 관서에서 운용 중인 모델(예시). 장희준기자

■ 갈등을 수반하는 조직 변화…“상사가 내린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대변혁을 앞둔 경찰의 조직 개편 시도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사건관리과를 시범 운영하는 경찰서들은 ‘수사부서 서무 완전 분리 여부’, ‘심사관 별도 배치 여부’ 등 각각 2가지 경우의 수를 조합해서 나온 4가지 모델을 나눠 적용했다.

이 가운데 수원서부서를 비롯한 4개 관서는 수사부서에서 서무를 완전 분리하고 심사관을 별도로 배치하는 수사행정 통합모델을 도입했다. 해당 모델은 본청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동시에 변화의 폭이 가장 큰 만큼 갈등의 위험도 가장 높았다.

이를 도입한 업무 현장에서는 수사부서와 사건과 사이 업무 분쟁이 발생하거나, 수사부서장(경정)의 판단에 심사관(경감)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계급 갈등이 빚어지는 등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 전국 유일 ‘준칙 제정’…“변화 취지에 대한 공감과 양보로 성장통 극복”

수원서부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유일하게 별도 준칙까지 제정했다. 총 4장 22조 139항으로 구성된 ‘사건관리과 운영 등에 관한 준칙’은 본청의 지침을 세부적으로 따져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또 이를 바탕으로 배당심사위원회 4회, 사건처리조정위원회 2회 등 적극적인 운영에 나서 수사부서 간 쟁점사항을 조정해 협업 구조를 구축했다. 이 밖에 매월 1회 사건관리과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건심사분석회의를 열어 수사부서장과 각 계장(팀장), 수사관, 심사관, 1년 미만 신임수사관 참석 하에 수사결과를 분석하고 판례와 지침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건관리과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배경에는 박찬엽 사건관리과장(경정)이 있었다. 본청과 서울청 등을 거치며 다년간의 기획업무 경험치를 쌓아온 그는 꼼꼼한 업무 처리를 바탕으로 준칙 제정에 앞장섰고, 사건관리과가 구체적인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썼다. 박 과장은 “낯선 변화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준 수서부서장들과 업무 적응에 힘써준 직원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연합뉴스
검경 수사권 조정. 연합뉴스

■ 수원서부서, 경기남부청 우수 관서 3회…경찰청 ‘표준 모델’ 선정 쾌거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수원서부서는 올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3회에 걸쳐 우수 관서로 선정됐고, 최근 본청 내부 심사에서는 가장 유력한 표준모델로 꼽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올해 하반기부터 수원서부서가 구축한 운용 방안을 표준으로 삼으라는 지침을 내린 데 이어 내년에는 이를 토대로 보완을 거쳐 사건 수요가 많은 관서를 우선으로 사건관리과 확대 및 직제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박정웅 서장은 “경찰청과 경기남부청의 지속적인 관심, 제도 변화의 취지에 대한 수사부서장들의 공감과 양보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청 수사국 수사기획계 관계자는 “사건관리과 도입은 직접 수사부서의 실질적인 수사 역량을 강화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을 둔다”며 “현재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안인 만큼 이를 통해 신뢰받는 경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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