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의 등장과 휴머니즘의 모순, 환경오염의 공정하지 못한 부담(기아자동차 화성공장 ECO 프로젝트 대학생 기자단 레드라이트조)
인류세의 등장과 휴머니즘의 모순, 환경오염의 공정하지 못한 부담(기아자동차 화성공장 ECO 프로젝트 대학생 기자단 레드라이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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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환
마정환, 오지운, 김민지, 김세희

당신은 인류세(Anthropocene)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류세는 문자 그대로 ‘인류’와 시대를 나타내는 ‘세’를 합친 말로 인류가 지구 환경에 변화를 일으킨 시대를 의미한다. 지질학자들은 지각변화와 생물종의 변화를 기준으로 지질시대를 구분한다. 산업 혁명 이후 인류의 문명이 고도화되면서 인류는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플라스틱과 같은 기술화석(Technofossil)을 지층에 쌓아 올렸고 핵실험으로 인해 자연상태로 존재하지 않던 플루토늄과 같은 다양한 방사성 원소가 지구 대기 전역에 확산되었다. 2000년 네덜란드의 대기화학자 폴 크루첸(Paul J. Crutzen)과 유진 스토머(Eugene F. Stoermer)가 발표한 짧은 기고문 ‘우리는 인류세에 살고 있다.’ 에서 공식적으로 인류세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다수의 층서학자들은 인류세를 지질시대로 명명하기에는 그 시기가 매우 짧기때문에 공식적인 지질시대로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인류세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도가 순수한 학문적 관점에서 벗어나 정치적, 계급투쟁적 측면을 띈다는 비판도 있다.

이와 별개로 스웨덴 룬트대 인간환경학 교수 안드레아스 말름(Andreas Malm) 교수는 지구 전체 오염물질의 대부분을 배출하며 부를 독점한 선진국 자본주의자들이 그 책임을 인류 전체로 돌려 책임을 경감하려 하고 있다며 인류세를 자본세로 바꿔야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지역은 1인당 세계평균을 훌쩍 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개발의 특혜를 누리지만 환경오염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는다. 반대로 온실가스와 플라스틱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지구온난화를 야기한다고 보기 어려운 지역은 오히려 그 피해를 고스란히 겪고 있다.

우리는 환경기득권층에 속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인간을 위하는 휴머니즘을 교육받으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우리가 교육받는 ‘휴머니즘’은 과연 인류 사회의 존엄, 가치를 중시하는 인문주의적 정신을 반영하고있는가? 지난 인류사회의 역사는 강자가 대부분의 이익을 취하고, 약자가 대부분의 빚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지금의 휴머니즘은 ‘일부’ 인간의 현재적 소망과 행복을 대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음식점에서는 위생을 이유로 하루에도 수십장의 비닐과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우리가 쓰는 물품의 포장에도 많은 양의 일회용품들이 사용된다. 또한 회사나 공장 같은 근무지의 경우 근무자들의 복지를 위해서 실내적정온도를 책정하여 에어컨 또는 히터를 가동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런 혜택들은 모두 인간을 위해 주어진다. 하지만 이 뒷면에는 우리가 애써 무시하는 불편한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기후위기의 피해국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와 일회용품이 내뿜는 독소로 인해 병들어가고 있다. 탄소를 배출할 공장조차 없고 사용할 일회용품도 없는 태평양 연안의 섬나라들은 매해 늘어나는 수위에 마음을 졸이고, 삼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베어진 나무와 뚫린 오존층에 의해 각종 피부병과 눈병을 얻어 고통받는다. 우리가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리기 위해 행하는 사소한 행동들은 다른 이들의 삶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것이 과연 인간을 위한 올바른 휴머니즘이라 부를 수 있는가?

인류세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기존 휴머니즘을 고수하며 편리한 생활을 영위해 나가려고만 한다면 머지않은 미래 지질시대는 인류세에 도달하고 말 것이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자연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세대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기존 휴머니즘의 모순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형태의 휴머니즘으로 전환을 꾀해야 한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나와 내 주변의 삶의 질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분명 같은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 그리고 긴 시간 이후 존재할 인류의 삶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으로 말이다.

레드라이트조(김민지, 김세희, 마정환, 오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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