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위 흉물 ‘폐업 휴게소’…지자체 ‘나몰라라’ 수년째 방치
국도 위 흉물 ‘폐업 휴게소’…지자체 ‘나몰라라’ 수년째 방치
  • 장희준 기자 junh@kyeonggi.com
  • 입력   2020. 10. 21   오후 7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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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감소 등으로 폐업된 경기지역 국도변 휴게소들이 길게는 10년 이상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폐허로 변한 채 방치되고 있는 남양주시 경춘로 북한강 휴게소. 김시범기자
이용객 감소 등으로 폐업된 경기지역 국도변 휴게소들이 길게는 10년 이상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폐허로 변한 채 방치되고 있는 남양주시 경춘로 북한강 휴게소. 김시범기자

국도 곳곳의 휴게소들이 이용객 감소로 폐업한 뒤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 없이 버려져 있다 보니 사고 위험은 물론 우범지역으로 전락할 우려도 크지만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다.

21일 오전 10시께 양평군청에서 강원도 홍천으로 향하는 왕복 4차선 도로. 6번 국도가 끝나고 44번 국도가 시작되자 불과 4㎞ 내에서만 도로 양쪽으로 폐업한 휴게소 5곳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양평군 청운면 삼성리에 위치한 930여㎡ 규모의 폐건물은 이곳저곳이 무너지고 부서져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가 하면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바닥의 타일이 부득부득 소리를 내며 으스러졌다.

내부 곳곳엔 동물의 사체가 널브러져 있었고 벽에는 새빨간 락카로 눈이 찢어진 채 웃고 있는 표정과 ‘나가라고 했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특히 얼굴이 훼손된 아기 인형을 담은 유모차와 여기저기 널린 컵라면 용기 등을 볼 때 폐업 후에도 누군가 이 공간을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용객 감소 등으로 폐업된 경기지역 국도변 휴게소들이 길게는 10년 이상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국도 곳곳에 폐업한 채 방치되고 있는 휴게소 건물이 폐허로 전락했다. 장희준기자

이날 오후 2시께 남양주시 화도읍 경춘로의 폐업 휴게소도 상황은 마찬가지. 도로 건너로 북한강이 보이는 340여㎡ 면적의 휴게소는 한때 ‘만남의 광장’이라 불릴 만큼 찾는 이들이 많았지만, 간판은 빛이 바랬고 건물 내부까지 잡초가 가득 자랐다.

특히 휴게소 뒤쪽에는 위험물 저장소가 있었는데 일부가 지워진 마지막 점검일을 보니 2008년 11월로 확인됐다. 더구나 이 주변으로 신나와 석유 등 화학물질까지 버려져 있어 화재 위험성까지 커 보였다.

이처럼 폐업한 휴게소들이 수년째 안전점검 없이 방치되고 있어 우범지역으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관할 당국인 각 지자체는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별도로 시설과 면적을 규제ㆍ관리하는 반면, 국도변에 있는 휴게소 대부분은 개인 음식점 등으로 영업 신고돼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폐업한 휴게소의 주인과 연락이 닿으면 매수를 검토해보기도 하지만, 대부분 복잡한 채무관계로 얽혀 있어 쉽지 않다”며 “사유재산인 탓에 행정대집행도 쉽지 않고 사실상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용객 감소 등으로 폐업된 경기지역 국도변 휴게소들이 길게는 10년 이상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폐허로 변한 채 방치되고 있는 양평군 청운면 클린턴 휴게소. 김시범기자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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