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 ③지자체 돕겠다며 법 바꾼 정부, 예산 편성은 4년째 ‘0원’
[몰락하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 ③지자체 돕겠다며 법 바꾼 정부, 예산 편성은 4년째 ‘0원’
  • 김해령 기자 mer@kyeonggi.com
  • 입력   2020. 10. 21   오후 7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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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시화산단 전경 경기일보 DB

국가산업단지 내 기반시설을 유지 및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수십년째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반시설 관리비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도록 법까지 바꿨으나 수년 동안 관련 예산은 편성조차 되지 않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와 안산시, 시흥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6년 3월 국가산업단지 내 기반시설의 안전보강비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그동안 국가산단의 기반시설 관리 주체인 지자체는 예산 부족 등으로 안전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비용 일부를 국가가 지원함으로써 지자체 부담을 덜어주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법 개정 이후에도 정부는 지자체에 국가산단 관리비용을 단 한푼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비 지원으로 지자체를 돕겠다는 국토부와 달리 예산을 편성하는 기획재정부는 국가산단 지원 시 일반산단 등과의 형평성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국비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처럼 국비 지원 없이 지자체 예산으로만 기반시설을 관리하다 보니 제대로 된 보수와 유지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관련 예산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안산시는 반월시화국가산단 유지관리 예산으로 2016년 39억원을 투입했지만 2017년 33억5천만원, 2018년 30억5천만원, 2019년 26억5천만원, 올해 15억원으로 4년 전과 비교해 관련 예산이 무려 61.5% 삭감됐다. 시는 자체 용역을 통해 산단 기반시설 유지관리에 연간 최소 33억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답을 얻었다. 그러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운용되고 있다. 시설 정비도 줄었다. 2016년에는 도로 17㎞와 가로등 1천75개, 교량 13개를 정비했으나 올해는 도로 5㎞와 가로등 139개, 교량 2개뿐이 정비하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조성된 지 만 43년 된 반월시화산단은 해마다 고장나는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도로는 고중량 화물 차량이 많이 다니는 탓에 금방 망가지기 일쑤지만 예산 부족으로 도로포장은 꿈도 못 꾸는 실정이다. 사실상 도로ㆍ교량 등이 파이거나 뭉게지면 그 부분만 보수하는 ‘땜질식’ 조치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안산시는 정부에 국비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수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시설 보수가 늦어지고 극히 일부분만 이뤄지다 보니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교통정체가 발생하고,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안전성이 낮아지고 산업경제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토부 산업입지정책과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관련 예산 반영을 해주지 않아 지자체를 도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구재원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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