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수사 마무리…"살인 14건·성폭행 9건 확인"
경찰,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수사 마무리…"살인 14건·성폭행 9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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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종합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종합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국내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인 1980~1990년대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경찰 재수사가 마무리됐다.

경찰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한 이춘재(57)가 14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다른 9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벌인 것으로 결론지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일 오전 10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종합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이춘재의 범행으로 희생된 피해자와 유가족, 또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A씨(53)와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피해를 본 모든 사람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배 청장은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14건ㆍ성폭행 34건 가운데 14건의 살인 및 9건의 성폭행 사건은 이춘재가 욕구를 해소하고자 가학적 형태의 연쇄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8차 사건 관련 수사에 참여한 경찰 및 검사 등 8명을 직권남용 감금 등 혐의로 입건한 뒤 A씨의 원활한 재심 진행을 위해 우선 송치했다. 또 화성 초등생 살해 사건 관련 수사 참여 경찰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 청장은 이춘재를 특정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경찰은 DNA 분석기술 발달로 과거에는 검출되지 않았던 DNA가 재감정 통해 확인되는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 보관해오던 증거물 일부를 지난해 7월15일 국과수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다. 이후 같은해 8월9일 증거물 일부에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춘재의 DNA가 검출된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춘재가 특정되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편성해 전방위적 수사에 나섰다. 애초 이춘재는 최초 접견 시 범행을 부인했으나 DNA 검출 사실과 가석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지한 후인 4차 접견(지난해 9월24일)부터 살인 14건과 성폭행 34건에 대한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총 52회에 걸쳐 이춘재를 접견 조사했다.

이춘재가 자백한 14건의 살인은 시간적으로 1986년 1월23일 군 전역 이후부터 발생(1986년 9월15일~1991년 4월3일)했다. 장소적으로는 출생ㆍ학교ㆍ직장 등 이춘재의 연고가 확인되는 지역으로, 발생 시기와 장소가 이춘재 행적 및 생활반경과 일치했다.

또 이춘재가 자백한 34건의 성폭행 역시 발생 시기와 지역이 살인 사례와 일치했다. 다만 입증자료가 충분한 9건의 성폭행만 이춘재 범행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5건의 성폭행 사건도 이춘재 범행으로 추정되지만 살인 사건에 비해 진술 구체성이 떨어지고, 정확한 범행 일시와 장소 특정이 어려운 점 등 이유로 추가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

배 청장은 당시 사건을 수사한 관계자의 위법행위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먼저 8차 사건의 경우 당시 경찰이 A씨를 임의동행한 후 구속영장 발부 전까지 3일 동안 법적인 근거 없이 경찰서에 A씨를 대기시키며 조사하는 등 부당하게 신체를 구금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폭행ㆍ가혹행위를 통한 허위 자백과 진술서 작성 강요, 조서 작성 시 참여하지 않은 참고인을 참여한 것처럼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이에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관 및 담당 검사 등 8명에 대해 직권남용 감금 등 혐의로 입건했다. 다만 공소시효가 완성됐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우선 송치했다.

화성 초등생 살해 사건은 당시 경찰이 실종된 피해자 유류품을 발견했음에도 유가족에게 알리지 않았고, 당시 수색에 참여한 주민도 이춘재 자백 내용과 동일하게 “줄넘기에 결박된 양손 뼈를 발견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비춰볼 때 피해자 유골을 발견하고도 은닉한 혐의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당시 형사계장 등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도 역시 공소시효가 완성돼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수사본부는 지난 9개월 동안 피해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달래고 30여년 전 진실을 밝히고자 수사를 진행했다”며 “경찰은 이 과정에서 밝혀진 과거 수사의 문제점에 대해 깊은 반성과 성찰을 할 것이며, 진행 중인 A씨의 8차 사건 재심 절차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2일 오전 수원 경기남부청에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종합 수사결과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2일 오전 수원 경기남부청에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종합 수사결과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양휘모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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