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거꾸로 가는 인천대 총장 직선제
[ISSUE] 거꾸로 가는 인천대 총장 직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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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직선 3순위 후보’ 선출 파장
“직선제 무색한 독단적 결정 깜깜이 간선제로 회기하나”

국립 인천대학교 제3대 총장 선거가 파행을 맞았다. 인천대 구성원들은 ‘이사회가 선정한 최종 후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여당의 개입설까지 불거지는 등 학내 문제가 담장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당초 인천대는 이번 총장 선거를 직선제로 가는 길로 삼기 위해 구성원의 참여 비율까지 늘린 후 선거를 치른 상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번 인천대의 제3대 총장 선거는 직선제로 가는 길이 아닌 ‘깜깜이 간선제’로의 회기였다는 평을 받는다. 본보는 인천대 총장 선거 전반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검 한다.

예견된 파행… 지역사회 혼란 가중된다

인천대는 국립대로 전환한 후 이번까지 모두 2차례의 총장 선거를 했다. 방식은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구성해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 당시 총추위의 점수가 60%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교수·교직원·조교 등 구성원의 정책평가는 40%에 그친다.

총추위가 좌지우지하던 총장 선거는 교수회를 중심으로 학생, 교직원 등이 논의한 정책평가단의 비율을 40%에서 100%로 늘리는 직선제 방식이다.

수개월째 이어지던 직선제 논의가 멈춘건 지난 1월 말이다. 구성원간의 비율조정 문제로 논의가 길어지면서 조 총장의 임기 만료 5개월 15일 전까지 총추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인천대 구성원들은 이번 선거까지는 간선제로 치르고, 이후 직선제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하자는 데 합의했다.

총추위도 이 같은 구성원들의 요구에 따라 종전 방식보다 내부 구성원의 비율을 늘리기로 했다. 내외부 인사 15명으로 구성한 총추위의 점수를 25%만 반영하고, 교수·교직원·조교 등 300명 내외로 구성한 정책평가단의 점수 비율을 75%까지 늘리기로 한 것이다. 직선제로 한 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총추위는 지난 수개월 동안 총장 후보자들의 서류심사부터 발전계획서 평가, 면접심사를 해 5명의 예비후보자를 선정했고, 정책토론과 합동연설, 정책평가단 평가까지 더해 1~3위 후보를 정했다. 하지만 인천대 이사회는 1위가 아닌 3위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고, 이 결과는 학교 안팎은 물론 인천지역사회에 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법·정관 규정 간 충돌… “설명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잡음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의 검증과 구성원 투표 등으로 뽑은 순위가 설명조차 없이 이사회에서 뒤바뀐 탓이다.

교수·학생·교직원 등의 직선제 요구에 따라 이들 구성원의 정책평가 점수반영 비율까지 올리는 등 직선제로 가는 길을 걷던 총추위의 5개월의 여정이 뒤집힌 건 직선제와는 거리가 먼 인천대의 총선 선거 규정이 원인이다.

인천대 등에 따르면 총장 선거와 관련해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법)’,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정관(정관)’, ‘인천대 총장 추천위원회 규정(규정)’ 등이 있다. 우선 법에는 ‘총장은 총장추천위원회에서 3명 이내의 후보자를 추천해 이사회가 1명을 선임하고 교육부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정관에서는 총추위가 ‘3명의 총장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한다’고 정했다.

이 같은 법과 정관대로 하면 인천대에서는 직선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선거처럼 총추위가 3명의 후보를 추천한 후 이사회가 결과를 정반대로 뒤집어도 반박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총장 선거에 참여한 구성원에게 선출과정의 정보를 공개할 근거 조항도 없다.

총장 직선제 도입은 민주화 과정으로 봐야

총장 직선제를 도입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천대가 오늘까지 걸어 온 민주화 과정 때문이다. 학내 민주화 투쟁으로 비리사학을 몰아내고, 시민의 힘으로 시립대를 거쳐 국립대의 길을 걷게된 대학인 만큼 학내 민주화의 근본인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게 대학 구성원들의 중론이다.

결국 교수·학생·교직원 등 대학의 구성원 평가가 75%나 차지한 정책평가 등을 종합해 정한 총장추천위원회의 순위를 설명없이 뒤집은 이사회의 결정은 민주주의의 산실이자 민주화의 현장인 인천대의 역사를 역행하는 일이라는 게 구성원들 반응이다.

정수영 인천대학원민주화기념사업회 공동대표는 “(제3대 총장선거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법적인 문제를 떠나 대학의 민주적인 질서를 수용하느냐의 문제”라며 “법적인 문제가 없어도 구성원과 소통해야할 소임이란게 있는데, 의지가 부족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직선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과 구성원의 투표 비율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글_김경희기자 사진_경기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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