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커뮤니티] "너무 억울해요"…길고양이가 불러온 갈등
[와글와글 커뮤니티] "너무 억울해요"…길고양이가 불러온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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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로 갈등을 겪고 있는 윗집과 아랫집이 빌라 건의판을 통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길고양이로 갈등을 겪고 있는 윗집과 아랫집이 빌라 건의판을 통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문제로 이웃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이를 놓고 누리꾼들의 입장도 엇갈렸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너무 억울하다. 제발 도와달라"며 절박한 호소에 가까운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5층 빌라에 살고 바로 앞엔 주차장이 있다. 우리집 빼고 다들(이웃들) 동물 애호가다. 나는 고양이 알러지가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사건은 4년 전 시작됐다. 당시 글쓴이의 윗집 가족들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차장에서 고양이 먹이 챙겨주는 것에 별 생각이 없었다고. 하지만 고양이들이 아예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고양이들은 주차장에 똥을 싸놓거나 에어컨 배관을 긁어 엉망으로 만들어놓기도 했다. 또 차 위에 올라가 발자국을 내놓는 등 사소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결국 글쓴이의 아버지가 윗집에 항의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고양이가 결국 건물 안까지 들어왔고, 차 밑에 들어가 있어 차를 빼기도 애매한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참다 못한 글쓴이는 빌라 건의판에 "고양이 밥 주지 마라. 새끼낳고 똥 싸고 난리도 아니다. 그렇게 불쌍하면 집에 데려가 키워라"라는 글을 적었고, 다음 날 "생명은 소중하다" "밥이나 한 번 줘보고 그래라" 등의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글쓴이는 다시 "진작 중성화를 시키던지 이미 한 마리는 새끼 낳고, 다른 한 마리는 임신했는데 어떻게 감당하실 거냐. 동물도 생명이니 동정심에 호소하는 소리 하지 마시고 그렇게 불쌍하면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집에 데려가서 키워라...(중략)...자기가 좋아한다고 남에게까지 강요하지 마라"라며 "케어 제대로 못하면서 자기 좋다고 밥 주는 거 민폐다"라는 글을 적어 붙였다.

이후 글쓴이의 가족과 윗집 사이에는 점차 갈등이 심화됐다. 건의판에는 양측의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글들이 적혀 있었다. 아무리 대화를 나누려 노력해도 좀처럼 두 집 사이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글쓴이는 "도저히 말도 안 통하고 해결도 안 날 것 같아서 내가 구청에 연락해서 주변 골목에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해달라고 했으니 그때부턴 집 앞에서 밥 주지 말라고 했다"며 "그런에 윗집 주인은 죽어도 꼭 밥을 줘야겠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 주라고 하니 그것도 안되겠다고 했다. 말 하다 스트레스 받아서 그냥 법으로 해결하자 하고 집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누군가에게 불편함이 될 일이라면 하지 않아야 하는 게 맞는 거다" "나도 반려동물 키우지만 저건 아니다" "책임지기는 싫고 고작 푼돈으로 밥 주면서 생색은 무슨..." "생명이 소중하면 타인에게 피해도 주지 말아야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대부분 글쓴이의 의견에 동감했다.

일부 "같이 공존할 생각은 안 하고 밥 주지 말라는 건 좋게 안 보인다. 길고양이들은 영역 동물이라 주던 곳에 밥 안 주면 굶는다" "글쓴이님이 밟은 변이 고양이라는 증거는 없는 것 같다. 피해보는 것도 크지 않을 거다. 마음을 좀 넓게 가져라" 등 글쓴이를 비판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주민과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 사이 갈등이 심화하면서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고양이 먹이를 주던 40대 캣맘이 경찰에게 호되게 혼줄이 나 준비한 밥을 다 먹이지 못했다며 호소했고, 지난 2015년 경기 용인에서는 50대 캣맘이 누군가 던진 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고양이로 인한 갈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하는 TNR(Trap Neuter Return·길고양이 포획 후 중성화 수술을 시킨 뒤 다시 방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 더불어 급식소를 확대 설치하고 유기묘들에 대한 센터 이송 활성화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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