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은 ‘휴대전화 소외계층’도 배려해야
[사설] 행정은 ‘휴대전화 소외계층’도 배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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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에 ‘휴대전화 벽’이 높다. 휴대전화 없인 이용 자체가 어렵다. 있더라도 절차에 둔하면 마찬가지다. 언제부턴가 이렇다. 회원으로 가입해야 도서 대출이 가능하다. 가입은 휴대전화가 있어야 가능하다. 코로나19 이후는 불편이 더 피부에 와 닿는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도서관 운영이 제한됐다. ‘무인 스마트 도서관’이나 ‘전자책 서비스’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이용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이 모든 게 누군가엔 ‘벽’이다.

모든 이용자를 말하는 게 아니다. 다수 이용자에는 더 없이 편리하다. 그래서 정부나 지자체가 모두 이 방안을 도입한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대상은 노인ㆍ취약계층이다. 휴대전화가 없거나 사용 능력이 떨어지는 계층이다. 경기일보가 보도한 한 노인의 예가 있다. 온라인 회원 신청이 버거웠다. 허탕치고 돌아갔다. 한 달 뒤에 다시 찾았다. 도서 대출을 하려 했다. 이번에도 못했다. 주민등록증을 가져가 봤지만 소용없었다.

휴대전화 소유 문제가 하나다. 공공도서관이 인정하는 휴대전화의 조건은 본인 소유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노인층 또는 취약계층이 많다. 가족 명의로 휴대전화를 쓰거나 시설에서 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다. 절차상 어려움 문제가 또 다른 하나다. 휴대전화의 다양한 기능을 모든 시민이 알 순 없다. 시쳇말로 ‘모바일 문맹’이 의외로 많다. 아이핀(인터넷 개인식별번호) 인증을 모르는 시민이 더 많다. 이게 현실이다.

코로나19로 지급된 지원금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기본소득과 정부의 재난지원금이다. 그 신청 현장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바일을 통한 신청과 동사무소 방문을 통한 신청이 있었는데, 동사무소에 길게 늘어선 줄에는 노인이 많았다. 휴대전화 사용에 어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기엔 모바일 신청과 현장 신청이라는 선택이라도 있었다. 공공도서관은 극단적이다. 휴대전화 없으면 이용 못 한다.

개선했으면 좋겠다. 노령 인구가 늘고 있다. 도서관을 찾는 노인들도 늘고 있다. 이들에겐 공공도서관 출입도 복지다. 주민등록증보다 더한 공적 증서는 없다. 가능하도록 고쳐야 한다.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선례도 있다. 파주시는 신분증으로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여론을 듣고 고쳤다. 그러면 다른 시군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안 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노인ㆍ취약계층의 입장을 외면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휴대전화 활용자가 99%이고, 비활용자가 1%라고 치자. 그렇더라도 행정은 그 1%까지 배려해야 한다. 그 1%에 해야 할 행정의 책임은 똑같이 100%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정국에서 휴대전화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숱한 재난 문자가 생활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새삼 생각하게 되는 ‘휴대전화 소외 계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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