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밥 사주고 ‘주민 동의서’ 받은 수협 송신소 강화 이전 인·허가 논란
술·밥 사주고 ‘주민 동의서’ 받은 수협 송신소 강화 이전 인·허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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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뇌물 공여로 해석”
수협 “식사 시간이라 먹은 것”
인천市 “상황 다시 살펴볼 것”

수협중앙회가 강화군 내 송신소 이전을 위한 주민 동의를 받기 위해 술과 식사 등을 접대한 사실(본보 15일자 8면)이 알려지면서 인·허가 무효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강화 남단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수협중앙회 인천어선안전조업국은 대형철탑 4개와 운영·관리동을 갖춘 송신소 이전을 위해 2019년 3월께 이전부지 인근 마을 이장들과 만났다. 장소는 전등사 인근의 한 오리 전문점. 이 자리에서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선물을 주며 ‘송신소 이전 설치 주민대표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했다. 인천시에 농지전용신청을 했지만, 시가 사전에 시민과 소통해 분쟁을 줄이고 대표격인 시민의 동의서를 받아오라며 반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협 측은 전체 주민을 향한 설명 대신 인접 마을 이장 4명과 토지매매 알선업자, 부동산 업자, 이전 대상부지 경작인 등을 식당으로 부르는 것을 택했다.

법조계는 수협중앙회의 이 같은 움직임을 뇌물 공여로 해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내 변호사 A씨는 “동의서를 받아야만 농지전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주민대표에게 술과 음식을 접대해 서명을 받아내는 것은 전형적인 뇌물 공여로 볼 수 있다”며 “이장을 공직자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청탁금지법 위반을 적용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했다.

또다른 변호사 B씨 역시 “만약 인천시가 주민 동의 여부만을 이유로 농지전용신청을 반려한 것이라면, 동의서는 허가를 받기 위한 필수 자료로 해석해야 한다”며 “그런데 그 자료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금액과 상관없이 대가가 있는 금품이 오갔다면 이는 불법행위로 볼 수 있고, 그에 따라 이를 근거로 한 허가 역시 취소를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수협중앙회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식사 시간이라 같이 밥을 먹고 반주를 한 것”이라며 “선물 역시 회사에서 제작한 기념품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의 반발을 몰랐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주민들의 반발이 나오는 만큼 강화의 상황을 다시 한번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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