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숙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 "우울하고 참혹해도 동시대 그리는 작품 만들 것"
한태숙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 "우울하고 참혹해도 동시대 그리는 작품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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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위로, 재미를 주는 작품을 만들지 않는 게 목표예요. 우울하고 참혹한 이야기일지라도 그게 바로 동시대의 이야기이고, 삶이지요. 이런 이야기들을 잘 만들면 관객이 공감하는 좋은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감독으로 있는 동안의 목표를 물으니 따뜻하고 위로를 주는 연극을 안 만드는 거란다. 고개를 끄덕이다 멈췄다. 예상이 빗나갔다. 하지만, 그 뒤의 말로 충분히 이해가 됐다. 우울하고 참혹하지만, 관객과 공감하는 연극을 만들겠단다. 차분한 말투와 애써 편한 척 하지 않는 표정. 그 안에 있는 꾸밈없는 진솔한 언어. 지난달 1일 부임한 한태숙(69) 경기도문화의전당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이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힌 연극의 지향점은 그의 인상과 일맥상통했다.

40여 년간 연극판을 누비며, 지난해 언론ㆍ문화 부문 인촌상을 수상한 한 감독은 연극계에서 ‘지독한 작품’으로 정평 난 인물이다. 말 그대로 감정을 극대화해 관객과 공감하는 끝까지 가는 작품이 많다. “내 작품을 싫어하는 관객들도 많다”는 그의 말처럼 관객의 호불호도 강하지만, 연극에 대한 그의 신념은 굳건하다. “요즘 가볍고 재밌는 연극이 많지만, 드라마성을 확대해서 동시대의 관객들과 같이 공감하고,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그게 연극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그의 부임으로 경기도립극단의 색채 역시 짙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석의 극대화, 배우의 역량을 끌어내는 공연, 표현을 극대화하는 무대가 바로 그것.

이러한 색채가 묻어난 작품은 내년 5월 샘 셰퍼드(Sam Shepard)의 ‘파묻힌 아이’, 11월엔 정복근의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에서 볼 수 있다. 번역극 파묻힌 아이는 모성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한 감독은 “죄의식에 관한 이야기로, 세월호 사건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야깃거리가 많은 작품으로 기존 텍스트가 고전적인데, 극에 나오는 소품과 소리 등으로 관객이 새롭게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반기에 선보일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창작극. 80여 년을 훌쩍 뛰어넘는 시공간이지만, 여전한 사상 갈등 등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한 감독은 “연극은 언어로만 상황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오감을 사용하는 예술이다. 몸의 표현을 통해 극의 추상성과 모호성을 강조하고, 관객을 이해시킬 것”이라며 “대사전달력과 이해력은 기본이고, 몸을 잘 쓰는 경기도립극단 배우들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 관객은 물론, 서울 관객들도 시간과 돈을 들여서 수고스럽더라도 경기도립극단 공연을 보러 오게 하고 싶다”며 “끝나고 얘깃거리가 많은 공연, 작품을 선보이겠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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