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팔고 ‘가짜 신분증’ 기승… 대학가 술집 ‘01년생 주의보’
사고 팔고 ‘가짜 신분증’ 기승… 대학가 술집 ‘01년생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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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난 고3, 신분증 빌려 출입 시도
SNS서 장당 2~4만원 불법거래도 일쑤
적발땐 영업정지·폐쇄… 업주들 골머리
“위·변조는 범죄행위, 감독 철저히 해야”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 앞 한 술집 직원 C씨(28)는 요즘 ‘01년생’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수능을 끝난 고3 학생들이 친형ㆍ언니의 것이나 어딘가에서 주워온 신분증으로 술집을 들어오려고 한다는 것. C씨는 “대학가라서 당연히 대학생이라고 생각했다간 큰코다친다”면서 “신분증 사진이 본인이 맞다는 우기거나 친구들이 안에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하지만 어림도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수능을 치른 고3 학생들이 도내 대학가 등에 위치한 술집들로 몰려들면서 업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학생들의 이 같은 만행으로 일부 업주들 사이에선 “2001년생 입장에 주의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나돌고 있을 정도다. 더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분증을 사고파는 등 불법 행위도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대학가 인근으로 몰리는 이유는 ‘대학가는 신분증 검사가 느슨하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대학가는 대학생이 주고객이라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도내 한 대학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J씨(38)는 “가게에 대학생 동아리 회식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새롭게 온 손님들이 그들과 일행이라고 해 들여보낸 적이 있다”며 “앳된 얼굴이 너무 의심돼 신분증을 확인해 보니 사진과 다른 인물이었고, 일행 중 한 명은 아예 신분증이 없었다”고 말했다.

술집 출입을 위해선 불법도 불사한다. 신분증 숫자와 유사한 스티커를 붙여 출생연도를 속이던 방식은 고전방식이다. 이제는 자신과 닮은 타인 신분증을 아예 구입해 가기도 한다. 이 같은 신분증 판매는 SNS 상에서 장당 2만~4만 원가량 시세로 은밀히 거래되고 있다. 실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는 ‘00, 99 민증 사요’, ‘98 민증 팔아요’ 등 신분증 거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연말 대목’을 앞둔 술집 입장에선 골칫거리다. 실수 여부를 떠나 미성년자 출입 적발 시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영업정지나 업소 폐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이 내려져 손해를 떠안아야 해서다. 이에 업주들은 신분증 감별기까지 동원하지만 작정하고 덤벼드는 미성년자를 모두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찰 역시 신고가 들어와야만 출동, 단속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신분증 위ㆍ변조, 도용은 결코 가벼운 범죄가 아니다”라며 “신분증을 일부러 잃어버린 척 재발급 받아 판매 등 악용하는 사례도 있는데 재발급 절차 강화 및 관리 감독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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