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쇳가루 공포’ 인천 사월마을, 이주대책 시급하다
[사설] ‘쇳가루 공포’ 인천 사월마을, 이주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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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변에 난립한 공장에서 나오는 비산먼지, 쇳가루 때문에 피해를 호소한 인천 서구 사월마을에 대해 정부가 “전체 세대 10곳 중 7곳이 주거환경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9일 사월마을의 대기·토양 오염 등을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고, 주·야간 소음도가 높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사월마을은 주거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이 주장하는 집단 암 발병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1992년 마을 인근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생기고 주민들이 하나둘 떠난 자리에 공장이 들어서면서 사월마을 주민들은 공장 난립에 따른 피해를 호소해왔다. 올해 6월 기준 총 52세대, 122명이 거주하는 마을에는 제조업체 122곳, 도·소매업체 17곳, 폐기물 처리업체 16곳 등 총 165개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82곳은 망간·철 등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며, 용접 공정을 하는 곳도 51곳이나 된다. 때문에 마을에서 흙을 채취해 자석을 갖다 대면 검은색 쇳가루가 잔뜩 묻어난다. 또 마을 앞 수도권 매립지 수송 도로는 버스, 대형 트럭 등이 하루에 약 1만3천대, 마을 내부 도로에는 승용차, 소형 트럭이 하루 약 700대 통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월마을 주민들은 주변에 난립한 중소형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주민 20여 명이 암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민 122명 중 15명에 폐암·유방암 등이 생겨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암 발병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환경과학원의 발표는 이해하기 어렵다. 미세먼지 농도, 야간 소음도, 주민 우울증·불안증 호소율 등을 고려, ‘주거환경 부적합’ 결론을 내린 환경과학원은 사월마을 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개선, 주민 이주, 공장 이전 등 3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사월마을 주민들이 2017년 2월 환경부에 청원해 이뤄졌다. 인천시나 서구청이 진작 나서야 했을 일이다. 사월마을 주거환경 문제는 심각하다. 환경개선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천시ㆍ서구청은 마을주민들과 상의해 주거환경 개선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대기ㆍ토양에서 중금속이 대량 검출되는 심각한 상황이라 공장 이전보다 주민들이 집단 이주하는 게 맞다. 정부와 지자체는 주민 피해구제와 함께, 집단이주 방안을 본격 논의해야 한다.
얼마 전 익산 장점마을 주민 99명 중 22명의 암 발병은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 때문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장점마을, 사월마을 같은 후진적 환경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환경부와 지자체는 유해물질 배출 행위에 대한 관리 감독과 단속을 강화해 불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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