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대집행도 못하게 막는 법적 허점 / 이런 그린벨트 정책으로 50년 묶었나
[사설] 행정대집행도 못하게 막는 법적 허점 / 이런 그린벨트 정책으로 50년 묶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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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불법 행위에 가장 강력한 제재는 행정대집행이다. 행정 기관이 강제력을 동원해 훼손된 불법을 원상회복하는 권한이다. 이게 없다면 단속권의 결정적 실행 수단이 없는 것과 같다. 그린벨트 훼손에 대한 현행 단속법 체계가 그렇다. 모법이라 할 수 있는 개발제한구역법령에는 이 조항이 없다. 하위법 개념인 국토교통부 훈령,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행위의 예방과 단속에 관한 규정에만 나와 있다. 법 체계상 구멍이다.
이 허점이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이후 경기도에서 적발된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행위는 5천706건이다. 이 중 68%인 3천875건은 원상 복구됐지만, 나머지 32%는 불법 상태 그대로다. 모두 1천831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744건은 시정 명령 절차가 진행 중이고, 698건은 이행강제금이 부과됐다. 불법행위는 당연히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 것이 맞지만 이행되지 않는다. 행정대집행이 2017년 16건, 2018년 11건이 전부다.
그린벨트 불법은 그린벨트 해제를 막는 장애물이다. 그린벨트 해제라는 정당한 요구가 그린벨트 훼손에 막힌다. 타지역 지자체로부터 ‘지금도 훼손이 심각한데 풀어주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공격을 받는다. 여기에 법을 지키는 자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있다. 창고, 주택ㆍ부속사, 음식점ㆍ점포 등으로 훼손된 그린벨트는 대개의 경우 적지 않은 수익을 가져다 준다. ‘그린벨트를 지키면 손해’라는 불만은 바로 그래서 나온다.
경기도가 올해 계곡 불법과의 전쟁을 치렀다. ‘계곡을 시민의 품으로’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상당한 효과를 봤다. 이어 칼을 빼든 게 그린벨트 불법 행위다.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인식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그린벨트 혁파의 필요성을 요구해온 경기도다. ‘현재의 그린벨트 규제부터 지키는 것이 도리’라며 어렵사리 선택한 길이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다 보니 장애가 발견됐다. 다른 것도 아닌 정부가 갖고 있는 ‘법 구멍’이다.
이렇게 엉성하게 50년을 묶어 왔다니 놀랍다. 1971년부터 묶은 그린벨트다. 경기도에만 21개 시군 1천302.08㎢다. 일부 해제됐다지만 여전히 1천166.98㎢가 묶여 있다. 남양주는 224.57㎢가 묶여 있고, 의왕시는 전체 84.6%가 묶여 있다. 지금껏 ‘그린벨트 해제하라’는 요구만 있었다. 모처럼 경기도가 ‘있는 법부터 지키자’며 그린벨트 단속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법 체계의 충돌이 단속 행정을 막아서고 있다. 말이 안 된다.
경기도가 해결 방안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행위를 엄정하게 대처할 수 있게 개발제한구역법에 행정대집행 특례 조항을 두자는 내용이다. 국토부는 서둘러 상응한 답변과 법 손보기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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