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빚내서 총선 치르려는 정권, 국민이 무섭지 않은가
[사설] 빚내서 총선 치르려는 정권, 국민이 무섭지 않은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곳간에 작물을 쌓아두면 썩어버리기 마련”이라며 “어려울 때 쓰라고 곳간에 재정을 비축해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의 개념에 대한 기본상식조차 없는 사람이다. 만 번을 양보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은 필요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곳간에는 쌓아놓은 작물 자체가 없다. 자유당 때 부통령 이기붕이 부정선거에 항의해 시위 중인 학생들에게 발포한 것과 관련 “총은 쏘라고 준 것”이라는 망언과 다를 게 없다. 이런 해괴한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것을 보면 지금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위기의식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불용예산이 많은 경우엔 벌칙을 주겠다고 겁박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지자체의 선심성 예산 134조원(올 상반기)를 챙겼다. 정부의 관리 재정수지가 올 9월까지 적자만 57조원으로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부족한 재정을 국채를 발행해 충당하다 보니 국가채무는 9월말 694조4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2조6천억원 늘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로 재정 건전성이 극도로 나빠지고 효과도 없는 일자리 만들기에 수 십 조원을 쏟아 붓고 현금 보조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 정책의 재앙이 시작되고 있다. 재정 건전성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 경제의 최대 강점 중 하나였다. 그 덕에 1997년 외환위기나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무사히 극복할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 위기도 없었는데 성장·분배·일자리 모두 실패했다.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실제 성장이 역대정부 중 최저다. 자기들이 저질러 놓은 참사에 나라는 망가지고 대통령 지시 한마디에 국가채무를 GDP의 40% 이내로 억제한다는 기본 룰마저 깨졌다. 가계부채는 올 2분기 말 1천556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63조7천억원 늘었고, 자영업자 대출은 425조원으로 한 분기 만에 12조원 이상 불어났다. 소득이 증가한 것도 아닌데 빚이 급증한 것은 세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빚내서 세금내고 있는 형국이다. 내년 4월 총선에 올인하다 보니 포퓰리즘은 극악에 달하고 나라 곳간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년 반은 과거를 극복하고 국가 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었다”고 자평했다. 반성도 시원찮을 판에 후안무치가 놀랍기만 하다. 국민의 삶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 온갖 국정 실패에도 최소한의 사과 한마디도 없었다. 지금 정권은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서라면 세금 살포는 물론, 국가 재정이 파탄나는 것은 아예 염두에도 없는 것 같다.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도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선심성 재정 확장’은 우리뿐 아니라 다음 세대들이 짊어져야 되는 위중한 사태다. 세금으로 국민들의 환심을 사서 내년 총선을 치르려는 위험한 생각은 버리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