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행궁동 레지던시 11년 활동과 의의
[천자춘추] 행궁동 레지던시 11년 활동과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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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레지던시는 슬럼화 되어가는 행궁동을 활성화 하고자 2009년부터 시작한 행궁동 역사문화예술마을 만들기 프로그램이다.

수원시 유휴공간을 공동창작공간으로 활용한다. 2007년도에 결성된 행궁길발전위원회(행궁길 주민, 수원의제 21, KYC, 대안공간 눈)에서 신풍지구 철거 예정 건물을 6개월간 사용하고 철거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내용으로 2009년 화성사업소에 제안했다.

당시 행궁동에는 화성 성역화 사업을 목적으로 매입한 건물들이 흉물로 방치된 곳이 많아 마을이 더욱 쇠락해 가던 터였다. 주민들은 개발과 보상에 대한 기대와 실망으로 지쳐 있었으나 예술가들과 함께라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었다. 상상이 현실이 됐다. 열정 있는 주민들을 믿고 행정에서 공간을 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모를 통해 전국에서 모집된 38인(팀)의 예술가들은 건물 내부에 쌓인 쓰레기 더미를 치워냈다. 각자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는 일을 시작으로 개인 작업과 마을 활성화를 위한 제안과 실행을 병행해 가며 마음껏 활동했다. 6개월간 활동이 끝났지만, 최종 사업시작 전까지 더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해 올 10월 말까지 11년간 300여 명(팀)의 활동이 이어졌다.

2011년 지하소극장 조성과 함께 극단성이 합류해 수원시민극단, 금빛합창단을 만들고 미술뿐 아니라 공연으로 소통하는 장도 열어갔다. 건물 외벽에 설치한 ‘나의 자화상으로 나혜석 자화상 만들기’는 3천 장의 타일에 천여 명이 참여해 선각자 나혜석을 알리면서 행궁동을 예술마을로 함께 만들어 가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2012년엔 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고 행궁동 역사문화예술마을 만들기에 뜻을 함께하는 주민대표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조직했다.

이후 미술관 완공과 함께 건물 철거가 결정돼 2015년 남지 복원 터 철거예정 건물로 이전하게 됐다. 이 장소 역시 쇠락한 건물이었지만 공방길과 로데오거리를 예술로 잇는 역할을 하며 화성문화제와 문화재 야행에도 함께했다.

그러나 남지 복원을 위해 최근 모든 작가들이 행궁동레지던시를 떠났다. 유휴공간을 활용한 국내 유일 주민이 제안,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저예산 고효율 공동창작 공간이며 작가, 주민, 관광객이 소통하는 수원시 마을 만들기의 상징적 기념비가 사라진 것이다. 그 가치를 아는 분들은 아직도 행궁동에는 흉물스런 모텔 등 재생해야 할 곳이 많아 행궁동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윤숙 조각가ㆍ마을기업행궁솜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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