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정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경기인터뷰] 정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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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아동·가족이 존중받는 사회적 문화 만들기 최선”

“여성과 아동, 가족에 관련된 문제는 우리 인식에 존중의 문화가 스며들어야 개선됩니다. 이런 문화가 사회에 녹아들도록 캠페인 등 다양한 방안을 찾아서 지속적으로 바꿔나갈 겁니다.” 정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수습 딱지’를 떼고, 본격적으로 경기도여성가족의 정책실현을 위한 청사진 펼치기에 나섰다. 그 어느 때보다 여성과 가족, 아동에 대한 인식 개선 요구가 활발한 시대, 그가 펼칠 구상은 무엇인지 듣고자 지난달 31일 정 원장을 만났다. 정 원장은 추상적인 비전 대신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했다. 강조한 것 역시 현장과 실현성, 연구의 현실화였다. 빈민지역 여성 아이 돌봄에서 시작해 최초로 성남시어린이집연합회 조직, 전국 최초(1993년)로 설립된 성남시 육아종합지원센터장, 제5대 전국시군구 육아지원센터협의회장까지. ‘최초’가 여럿 붙은 이력과 한 분야에서 더는 오를 자리가 없을 만큼 경력을 쌓은 그의 타이틀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Q 얼마 전 취임 100일을 맞았는데, 그동안 어떤 일에 집중했나.
A 한 달은 내 나름의 청사진을 꺼내고, 두 번째 달은 구성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하며 듣는 데 집중했다. 그 절충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100일 동안 한 일의 핵심이었다. 우선 내부적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내부 직원들과 호흡 맞춰서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전문성을 고려해 책임성 있게 일하는 스마트한 구조로 개편했다. 각 실과 팀, 팀 내 구성원들의 역할을 명확하게 나눈 거다. 대외적으론 가족, 여성, 아동 등의 사업과 관련해 그동안 해 왔던 일이 현장에 와 닿았는가를 파악했다.

Q 대외적으로 진행한 일이 궁금하다.
A 관계기관 간담회를 매주 진행했다. 형식적인 간담회가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들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만들어졌는지, 사업이 진행됐는지 등을 점검했다. 육아종합지원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새일센터, 건강가정ㆍ다문화가족지원센터, 여성 단체 등을 만나 이들이 풀어놓은 많이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고, 또 이들을 통해 연구원의 핵심사업 등을 잘 추진해 나가는 역할 등에 대해 고민을 했다.

Q 양성평등위원회가 도내 31개 시군에 운영 중이다. 이들과의 만남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A 많이 안타까웠다. 31개 시군을 두 파트로 나눠서 간담회를 열었는데, 정작 관심이 없는 위원들이 많더라.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도내에 14개 여성친화도시가 있는데 이들의 활동 중에 양성평등위원회 활동은 거의 빠져 있다. 중앙부처나 도의 관련 정책이 시군에 제대로 스며들지 못한 거다. 내년에는 시군 양성평등위원회에 역할 찾아주기를 주요 사업을 할 예정이다. 우선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으로의 역할을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부여해주고,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래야, 각 시군에 관련 정책이나 인식이 골고루 스며들 수 있다.

Q 내년도에 주요하게 진행할 사업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A 여성가족분야 광역기관으로 중앙정부의 정책과 민선 7기 도 정책이 31개 시ㆍ군에 골고루 흐르도록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 특히 찾아가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31개 시ㆍ군이 ‘성인지 예산 컨실팅’을 모두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올해는 15개 정도의 시군이 컨설팅을 받았다. 사업에 양성평등이 제대로 스며들려면 이런 컨설팅이 중요하다. 컨설턴트를 계획적으로 배치하고, 내년부터는 직접 찾아가 모든 시군이 성인지예산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중요한 것은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의 활동을 제대로 알리는 거다. 우리와 관계된 가족, 여성, 아동 기관들이 정작 연구원의 활동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내년 일 년 동안 집중한다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이 자체가 우리 위상과 역량을 높이고, 지역사회 문화를 바꿔 나가는 일이라 생각한다.

Q 보육ㆍ아동, 가족분야에 풍부한 현장경험을 갖춘 전문가다. 아동보육 등과 관련해 추진하거나 구상하는 방향이 있나.
A 내년에 ‘1천인의 아빠육아단’을 도에서 추진하도록 제안했다. 31개 시군에 아빠가 참여하는 육아단을 만들고 조직화하는 거다. 부모 교육은 한 번 하고 말면 효과가 없다. 양육을 위한 역량강화에 많은 시간과 노력, 품이 들어간다. 성남에서 부모 소모임인 ‘맘스놀이’ 조직을 6개팀 구성하는 데 일 년이 걸렸다. 3년차에 접어드니 46개 그룹이 생기고 선배 부모가 생기더라. 자연스럽게 ‘독박육아’에서 벗어나는 모델이 갖춰졌다.

‘1천인의 아빠 육아단’의 기본 콘셉트는 마을에서 보육 생태계를 구축하는 거다. 이 아빠 육아단이 민들레 홀씨가 되어 자생하고, 문화로 정착된다면 마을 공동체 보육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 물론,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거다. 하지만, 기관장은 의지를 갖추고 주변을 설득해 나가고 극복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해 나간다면 크게는 마을 내 보육생태계를 구축하고, 출생보육과 관련한 사회 인식 변화의 씨앗이 될 거라고 본다.

Q 여성과 관련한 교육과 사업과 달리 가족이나 아동 등의 분야와 관련해선 연구원의 사업이 눈에 띄는 게 없다.
A 맞다. 성 평등, 여성 거버넌스 활동은 지금 있는 사업을 체계화해서 잘 진행하면 된다. 이와 달리 가족과 아동에 대한 교육, 사업의 현실화는 많이 위축돼 있다. 내년엔 아동, 가족 분야에 31개 시군에서 시도할 수 있는 사업을 기획할 거다. 이를테면 보육부문에서는 부모의 책임이 소홀하게 다뤄진 측면이 있다. 부모의 참여와 책임성을 극대화하는 사업을 발현할 예정이다. 또 1인 가족, 조손가정 등에 요즘 시대를 반영한 가정의 형태에 대한 내용 역시 31개 시군에 사업으로 내려진 게 없다. 이것을 보완하고, 시범 사업을 하나씩 만들어서 모델을 메뉴얼화 해 시군에 사업으로 제안하겠다.

Q 저출생과 관련해서 연구원의 고민도 많은 것으로 안다. 방안을 제시할 모델이 있나.
A 12월 10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주관해 ‘저출생 대응 대토론회’를 연다. 진부한 대담에서 벗어나 청년, 엄마ㆍ아빠 등 대상자들이 직접 나와 현실의 이야기를 풀어놓도록 할 거다.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21~2026)의 ‘경기도 아젠다’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모와 자녀라는 기존 가족 모델을 벗어나 1인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소외가정에 대한 집중적인 정책개발도 진행할 구상이다. 시대 변화에 맞게 저출생의 문제도 다양하게 풀어나가야 한다.

Q 마지막으로 관계기관이나 도민 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아직도 성평등에 대한 인식변화가 어렵다. 아동학대 예방, 성평등, 여성 존중, 가족 등의 인식 개선은 문화를 바꿔야 하기에 많은 목소리 포함되도록 캠페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상하는 캠페인 중 하나는 ‘Yes, No, Excuse Me’이다. 성평등과 아동학대 예방 등 캠페인을 통해서 사람존중 문화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자연스럽게 인식이 변화되도록 물꼬를 트는 것 역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할 일이다. 또 각 시군에 있는 관련 단체들과 늘 소통하고, 기관 홍보도 적극적으로 해 연구원의 이름이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정자연기자ㆍ사진=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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