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입자 보호 위해 전·월세 거래 신고제 도입해야
[사설] 세입자 보호 위해 전·월세 거래 신고제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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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안산시에서 벌어진 40대 자매의 오피스텔(265실) 사기행각은 현행법상 실거래 신고 의무사항이 아닌 전ㆍ월세의 법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파고 들었다.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으로 근무한 자매는 위임장 없이 허위 계약서로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집주인에게 월세계약을 맺었다고 속여 보증금을 가로챘다. 이 자매에게 당한 피해자만 177명, 피해 금액은 60억원이 넘었다.
지난 7월에는 수원시 영통구 일대의 원룸 26채를 보유한 임대사업자가 파산하면서 800여명에 달하는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수사 중인데, 이 사건 또한 전·월세 세입자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큰 피해를 입게 생겼다.
안산ㆍ수원 사건처럼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중계약 사기를 당해도, ‘갭투자’ 임대사업자 파산으로 피해를 입어도 구제받기가 어렵다. 전ㆍ월세 거래 과정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 피해가 잇따르면서 이들을 보호할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거권네트워크, 민달팽이유니온,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은 지난 9월 2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깡통주택, 갭투자로 인한 임차인 보증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ㆍ월세 신고제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차인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투명한 임대차 정보 제공을 위해서도 전ㆍ월세 거래 신고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확정일자 신고제도로는 673만 가구로 추정되는 전체 임차가구 중 153만 가구(23%)만의 임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주택 임대차 보증금 액수가 비교적 작은 월세 임차인이나 오피스텔 임차인 등은 확정일자를 신고하지 않아 거래 현황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주인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세입자 10명 중 4명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돌려받지 못한 전세금은 총 3천672억원, 세입자 1가구당 평균 3천230만원 수준이다.
최근 역전세난, 깡통전세가 확산되고 있어 계약 만료 후 보증금 반환에 대한 임차인들의 불안감이 크다. 세입자들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세입자 보호를 위한 안전망 구축을 위해 전ㆍ월세 실거래가 신고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그래야 보증금과 월세 규모가 투명하게 공개돼 임차인이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떼이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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