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불똥’ 인삼농가 가보니] 축제 줄취소… ‘헐값 인삼’ 생계 직격탄
[돼지열병 ‘불똥’ 인삼농가 가보니] 축제 줄취소… ‘헐값 인삼’ 생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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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강화 등 농가마다 깊은 시름
개별판매 땐 수매가 30% 낮아져
농협 관계자 “마땅한 방안 없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로 ‘파주개성인삼축제’가 취소되면서 지역 인삼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난 18일 파주시 파평면 김포파주인삼농협 경제사업장에서 일부 작업자들만 모여 인삼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인삼농가들은 취소된 축제를 대신할 소규모의 인삼직거래장터를 운영키로 했으나 이 마저도 가격 급락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태희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로 ‘파주개성인삼축제’가 취소되면서 지역 인삼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난 18일 파주시 파평면 김포파주인삼농협 경제사업장에서 일부 작업자들만 모여 인삼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인삼농가들은 취소된 축제를 대신할 소규모의 인삼직거래장터를 운영키로 했으나 이 마저도 가격 급락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태희기자

“돼지열병 탓에 인삼 축제가 모두 취소돼 애지중지 키워온 인삼 수십 t을 헐값에 팔아넘기게 생겼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여파로 경인지역 인삼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인삼 농가들이 시름에 빠졌다. 평소 축제에서 판매되던 인삼 비중이 절반에 달했던 만큼, 남은 인삼을 판매할 길이 사실상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18일 찾은 파주시 파평면의 김포파주인삼농협 경제사업장. 인삼 축제를 맞아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야 할 이곳은 인기척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당초 19일부터 20일까지 개최 예정이었던 ‘파주개성인삼축제’가 전염성이 강한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취소되면서 예년과 달리 미리 현장을 찾는 관광객도,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농업인들도 모두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축제에 쓰일 50t의 인삼(30억 원 상당)이 가득 차 있어야 할 창고는 비어 있었고, 대신 창고 밖에는 빈 인삼 상자 수백여 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한창 상자를 나르고 있어야 할 지게차도 시동이 꺼진 채 곳곳에 방치돼 있는 등 현장에는 축제에 대한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우울함’만이 맴돌았다.

파주에서 6만 6천여㎡ 규모로 인삼을 재배하고 있는 전명수씨는 “축제 취소로, 재배한 인삼 4t 중 계약재배 물량을 뺀 2t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며 “남은 인삼을 파는 방법은 현재로써는 개별판매밖에 없는데, 팔더라도 축제 수매가보다 가격이 30%가량 낮아진다. 자식같이 키워온 인삼이 헐값에 팔릴 생각을 하면 벌써 눈앞이 캄캄하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지역 상황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인천 강화고인돌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강화고려인삼축제’도 ASF 여파로 취소됐다.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이천 설봉공원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이천인삼축제’도 같은 이유로 불가피하게 취소된 상황이다.

지역 축제는 매년 인삼 농가에게는 최대 판매 수요처였으며, 취소는 결국 생계의 어려움과 직접 연결되기에 농민들의 시름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다.

매년 6만여 명이 찾는 ‘강화고려인삼축제’에서는 10여t, 7억여 원의 인삼이, ‘이천인삼축제’에서는 18t, 10억여 원의 인삼이 거래되곤 했다. 그러나 인삼축제가 줄줄이 무산되며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의 몫이 됐다. 인삼축제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인삼 농가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역 인삼농협들은 평소 축제에 맞춰 계약재배 농가뿐만 아니라 일반 농가들의 인삼을 직거래가 보다 높은 가격에 수매했다. 하지만 올해는 축제가 취소되며 일반 농가들의 수매는 중단 또는 보류된 상태다. 예산 부족 및 재고 누적의 이유에서다.

지역별 작황 상태에 따라 수매방법과 선별과정 등이 다르지만 축제에 쓰이는 인삼의 40%가량을 일반 농가로부터 수매하고 있다는 게 지역 인삼농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인삼 수십 여 t의 수매가 불투명해지며 농민들은 안정적인 수익은 고사하고 생계에도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지역의 한 인삼농협 관계자는 “채굴된 인삼은 열흘을 넘기면 상품가치가 떨어져 손해가 커진다”라며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아직은 마땅한 방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홍완식ㆍ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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