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親) 정부 인사·중앙은행도 ‘경제 위기다’
[사설] 친(親) 정부 인사·중앙은행도 ‘경제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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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내년 이후 1%대의 저성장을 예상했다. 그 근거의 하나로 추락하는 민간지수를 들었다. 민간지수는 고용구조ㆍ고용 질ㆍ실질주택가격 등 5개 항목을 긍정요소로, 식료품비ㆍ교육비ㆍ실질 전세가격 등 6개 항목을 부정요소로 분류한 뒤 가중치를 둬 산출하는 지수다. 김 원장은 이 민간지수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91.2%로 과거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고 밝혔다. 노무현정부(101.5), 이명박정부(101.3), 박근혜정부(97.8)와 비교한 수치다.
김 원장은 정부 만능주의와 세계경제질서ㆍ시장 생태계를 외면한 정책 당국의 대응능력 한계를 문제의 하나로 지적했다. 김 원장의 지적은 26일 열린 ‘어두운 터널 속의 한국 경제, 탈출구는 없는가’ 특별 좌담회에서 나왔다. 김 원장은 문재인정부 초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역임했다. 문재인정부에게는 가장 가까운 친정부 성향의 경제 전문가로 볼 수 있다. 이런 그가 저성장 우려와 정부 정책의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하루 뒤에는 더 주목할 만한 우려가 제기됐다. 바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전망이다. 그는 올해 경제 성장률 2.2% 달성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률 2.2%는 한국은행이 불과 두 달여 전 연초 예상을 낮춰 수정했던 수치다. 이마저 어려울 것 같다는 중앙은행 수장의 고백인 셈이다. 주변 환경으로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했고, 소비 증가세도 약화했으며 소비심리도 여전히 위축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 전개 방향이 예상키 어렵고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으로 원유 수급ㆍ유가 불안이 가시지 않는 점을 들었다. 반도체 수출 회복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으로 봤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 시기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경제의 총체적 진단과 대안을 해가는 자리다. 그만큼 시장에 주는 신뢰가 크다. 그의 이날 언급이 주목되는 이유다.
경제를 진단하는 것은 사람, 집단, 가치에 따라 다르다. 그만큼 다양한 견해가 도출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래서 경제진단의 주체가 어떤 사람, 어떤 집단,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느냐는 대단히 중요한 변수다. 이 점에서 김 원장과 이 총재의 주장은 시사하는 바 크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 브레인과 현 중앙은행 총재의 진단이다. 둘 다 한국 경제는 위기라고 진단했고, 대외 여건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 없는 시그널 아닌가.
지금 경제 위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부뿐이고, 남북한 경제가 답이라 말하는 곳은 청와대뿐이라는 현실을 또 한번 절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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