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치(法治)란
[사설] 법치(法治)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치는 어디까지 존중되어야 하는가. 법치에 대한 항거는 어디까지 정당한가. 요 며칠 대한민국 정치가 던지고 있는 화두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9일 현재) 주변을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청문회를 앞둔 상황의 이례적 수사 개시다. 현직 경기도지사에 대한 항소심이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유죄를 선고했다. 유력 대권 후보와 관련된 충격적 반전이다. 차세대 대권 주자의 성폭행이 최종 유죄로 확정됐다. 회복할 수 없는 파멸의 끝이다.
하나하나가 상당한 무게를 갖고 있는 정치 사건이다. 이런 일이 며칠 사이에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사건마다 꼬리 무는 파장을 국민이 목도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한 여론의 조직적 반격이 극에 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처벌 청원이 50만 명에 달한다. 이재명 경기지사 유죄에 대한 반발도 상당하다. 대권 주자를 앉히려는 사법부 음모설이 파다하다. 안희정 전 지사 사건 역시 정치적 해석이 줄줄이 따라붙는다.
바람직하지 않은 흐름이다. 조국 장관을 수사한 게 검찰총장 잘릴 일인가. 수사의 착수ㆍ진행ㆍ결론은 검찰의 고유 권한이다. 그걸 자의적으로 해석해 총장을 흔들어 대면 안 된다. 차기 대권 주자라도 법 앞에서는 평범한 피고인에 불과하다. 판결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판사가 갖고 있다. 그 판사가 만든 판결문을 제쳐놓고 정치적 셈법만으로 옳고 그름을 퍼 날라선 안 된다. 이 모든 일이 결과적으로 법치(法治)를 위협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검찰ㆍ법원의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 다분히 그 빌미를 준 구석이 있다. 청문회 논의가 한창인데,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다. 잘못이라 할 수 없으나, 전례 없는 일임이 틀림없다. 이러니 ‘검찰 개입’ 불만이 나왔다. 정황적 증거는 바뀐 게 별로 없는데, 툭하면 1,2심 판결이 정반대로 나온다. 법관의 재량(裁量)을 떠나 판결의 안정(安定)을 의심케 하는 일이다. 이러니 해석이 ‘정치’로 갈 수밖에 없다. 검찰ㆍ법원의 문제가 결코 작지 않다.
이제 조국 법무부 장관 시대다. 오늘 0시부터 법무부 통솔권자는 조국 장관이다. 정부 여당이 시종일관 그에게 붙였던 상징성은 ‘개혁’이다. 이 개혁의 기대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검사장 직책 몇 개 없애는 게 검찰 개혁이 아니다. 검사장들의 출신 대학 분포를 몇 % 바꾸는 게 검찰 개혁은 아니다. 가장 근본적인 개혁, 그건 법치에 대한 신뢰 확보다. 죄 있는 사람 벌주고, 죄 없는 사람 보호하는게 법치 개혁의 시작이자 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