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발 뗀 고교 무상교육, 안정적 재원대책 마련해야
[사설] 첫발 뗀 고교 무상교육, 안정적 재원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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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개학과 함께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고교 무상교육이 첫발을 내디뎠다. 전국의 국·공립고와 사립 일반고 2천300여 곳의 고3 학생 43만9천700여 명이 수업료, 교과서비, 학교운영지원비 등을 전액 면제 받는다. 경기도는 12만5천여 명의 고3 학생이 무상교육 대상이다.
교육부는 내년에는 고교 2~3학년 88만여 명, 2021년에는 고교 1~3학년 126만여 명이 무상교육 혜택을 받는다고 밝혔다. 2021년부터 대상이 되는 1학년은 고교 입학금도 무상이다. 입학금·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는 자사고, 사립 외고, 사립 예술고 등은 무상교육에서 제외된다.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되면 학생 1인당 연간 약 158만원의 부담이 경감되며, 가계 가처분소득 월 13만원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면서 “특히 고교 학비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던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근로자 등 서민 가구들이 혜택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고교 무상교육 재원은 우선 올해는 시·도에서 지방 교육 예산으로 전액 부담한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올 2학기에 필요한 약 2천520억원의 재원을 추가경정 예산으로 편성 완료했다. 내년부터는 연간 약 2조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내년 이후 재원 마련 방안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는 2024년까지는 국가와 시·도 교육청이 47.5%씩 부담하고 지방자치단체가 5%를 부담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이런 내용으로 초중등교육법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2개 법안 개정에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고교 무상교육에는 찬성하지만, 고3부터 시행하는 것은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이라며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교 무상교육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공약이다. 당초 2020년 고교 1학년부터 시작해 2022년 전 학년에 시행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지난 4월 당·정·청이 도입 시기를 6개월 앞당기고 대상 학년도 고교 3학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바꿨다. 한국당은 “첫 혜택을 받는 고3 가운데 일부는 내년 4월 총선에서 투표권(만 19세 이상)을 갖는 유권자가 된다는 걸 염두에 둔 선거용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아예 내년부터 전 학년에 시행하자는 주장도 한다.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할지, 전면 시행할 지보다 더 큰 문제는 재원이다. 아직 내년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2025년부터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사실상 차기 정권에 떠넘긴 셈이다.
안정적인 재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정책은 혼란과 갈등을 겪게 된다. 국가 예산도 그렇지만 교육청과 지자체 부담도 걱정스럽다. 교육청이 해마다 1조원 가까운 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율을 높이는 등 안정적인 지방교육 재정안이 마련돼야 한다. 무상보육처럼 ‘선 실시, 후 땜질’식이 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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