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보복 취약한 중기, 대기업과 상생협력해야
[사설] 日보복 취약한 중기, 대기업과 상생협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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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대비를 전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일본 제품을 수입하는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백색국가 제외 영향에 대한 의견조사’를 한 결과, 기업경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67.3%였다. 영향을 받는 시기는 ‘3개월 이내’라는 응답이 36.3%였고 이어 ‘4개월~1년 이내’ 26.7%, ‘1년 이후’ 4.3% 등의 순이었다.

백색국가 배제에 대응해 준비를 못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52.0%에 달했다. 대비하고 있다고 말한 기업들도 소극적 대응 방안인 ‘재고분 확보’가 46.5%로 가장 많았다. ‘일본과의 거래축소나 대체 시장 발굴’(31.3%), ‘기술개발 등 경쟁력 강화’(15.3%), ‘국산화 진행 등 기타’(6.9%)가 뒤를 이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상당수 중소기업이 매출 급감, 도산 등의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부품에 국한됐던 일본의 수출 규제가 1천112개 품목으로 확대하면서 중소기업들이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됐다. 공작기계·탄소섬유 등이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다. 자동차와 선박 등에 필요한 기계 부품을 만드는 공작기계는 완성품에서 일본산 비중이 30%에 이른다. ‘꿈의 소재’로 불리며 자동차나 항공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탄소섬유는 시장의 70% 이상을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수급선 대체가 쉽지 않다.

자금 여력이나 대응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광범위한 수출규제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어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기부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전국 12개 지방청에 ‘일본 수출규제 애로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수출 규제로 피해를 보는 중소기업에게 긴급 경영안정자금도 지원키로 했다.

정부가 일본 경제보복에 맞서 내놓은 핵심 대책은 소재ㆍ부품의 국산화다. 이를 위해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이 시급하다. 소재ㆍ부품ㆍ장비 생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기업과의 공동기술개발 수요를 파악하고, 발굴된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매칭을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중소기업이 어렵게 기술개발을 해도 대기업이 구매하지 않아 많은 기술이 사장됐다고 하는데 이젠 상생만이 살 길이다.

중소기업은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을 책임져야 할 경제의 허리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소재·부품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자금 등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소재 국산화 의지를 꺾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같은 규제도 풀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기업도 살고 우리 경제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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