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품소재 국산화, 정부 모든 역량 쏟아부어야
[사설] 부품소재 국산화, 정부 모든 역량 쏟아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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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계기로 부품ㆍ소재의 국산화 목소리가 크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부품·소재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는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매년 1조 원 넘는 예산 투입도 공언했다.
부품·소재 국산화, 혹은 경쟁력 강화는 처음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정부는 1990년대 초반부터 부품·소재 분야의 높은 일본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1991년 건설중장비, 공작기계, 섬유기계, 냉동공조 기계, 사출성형기계, 반도체 장비 등 6개 핵심 자본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1999년에는 기계류 부품·소재 국산화 대상 품목으로 질소가스 증압기 등 565개 품목을 고시하고 기술지원을 했다. 2001년에는 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는 ‘부품·소재 특별법’이 시행됐다. 2010년에는 세계 4대 소재 강국 진입을 목표로 8년간 민관 합동으로 11조 원을 투자하는 ‘10대 핵심소재 국산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정부의 여러 정책은 예산 문제로 지원 규모가 축소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자동차 분야의 부품·소재 국산화는 성공한 반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수출품의 핵심 부품·소재는 여전히 일본 의존도가 높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내린 3개 핵심소재 중 플루오드 폴리이미드는 전체 공급물량 가운데 93.7%가 일본산이다. 포토 리지스트는 91.9%가 일본에서 수입된다.
한국의 부품·소재산업 경쟁력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기술 연구·개발(R&D)→설비투자→제품 양산·납품’이라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의 예산 지원이 R&D에만 집중되다 보니 실질적인 벨류체인이 형성되지 못했다. 국산화에 성공해도 수요기업(대기업)에서 사주지 않으면 투자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아 시장에서 도태된다. 벨류체인부터 구축해야 ‘부품·소재산업의 독립’이 가능하다.
모든 부품·소재를 100% 국산으로 채우는 나라는 없다. 부품·소재 국산화를 추진한다고 해도 경제성이나 기술적 한계 때문에 개발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과거엔 기술력 차이와 생산설비 투자비용 때문에 일본산 수입이 더 경제적이었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일부 부품·소재의 전략적 육성이 불가피해졌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를 부품ㆍ소재 국산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이 경쟁력을 펼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기초과학분야 전문인력 양성도 시급하다. 정부는 투자와 세제 혜택, 규제 완화까지 신기술 혁신을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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