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리 “최고 수준의 방역 태세 가동하라”/ 各 부처 “소관 아니라 파악할 수 없다”
[사설] 총리 “최고 수준의 방역 태세 가동하라”/ 各 부처 “소관 아니라 파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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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정부가 ASF 발생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9월13일이다. 자국 내 야생 멧돼지 2마리에서 ASF를 발견했다. 우리 정부가 벨기에산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시킨 건 9월14일이다. 많은 양의 벨기에산 돼지고기가 시중에 유통된 뒤다. 당시 수입된 고기가 지금도 시중에서 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입 금지조치가 내려지기 전에 수입행위라고 한다. 시중 고기를 회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일응 이유가 있는 검역 당국의 해명이다.
하지만,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 벨기에산 돼지고기가 섞여 문제가 된 독일 프로푸드사의 돼지고기가 유통되고 있다. 올 1월부터 현재까지 모두 992t이 수입됐다. 프로푸드사 돼지고기에 대한 검역은 앞서 본보가 확인한 바와 같이 허술하다. 겉 포장 훑어보고 통관시키는 수준이다. 여기에 수입된 돼지고기가 어떤 경로로 유통됐는지 확인되지도 않는다. 농식품부와 식약처가 서로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며 책임질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검역 책임을 논하려면 검역 필요성에 대한 검토가 앞서야 한다. 돼지 열병 검역의 필요성은 6월 초 북한이 ASF 발생을 국제기구에 신고하면서부터다. 정부가 비상한 검역 활동을 선언했고, 가축 농가도 비상에 들어갔다. 특히 그 진두지휘를 하던 이낙연 국무총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강과 임진강 등 북한 접경 지역을 방문했고, 인천공항 입국장도 직접 찾았다. 접경지역을 오가는 야생 멧돼지에 대해서는 사살 지시까지 내렸다. 관계부처에 “최고 수준의 방역 태세를 가동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무총리의 이런 모습과 너무도 다른 방역 행정 아닌가. 비상방역이라기보다 일상방역에 머무르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지금까지 돼지 열병의 감염 경로를 보면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이후 국가 간 이동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지금 방역은 축산농가 자체에 책임을 강조하는 내국 방역에 치중하고 있다. 총리가 언급한 ‘최고 수준의 방역’이라고 여길 어떤 모습도 통관 현장에는 없다. 총리의 지시와 현장 행정이 이렇게 달라서야 어찌 정부라 할 수 있겠나.
6월 초, 총리의 대응이 과했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다. 특히 ‘북한과의 공조 체제’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지나치게 남북관계를 염두에 뒀다는 눈총이 있었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치사율 100%, 축산농가 초토화라는 ASF다. 그 공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돌아봐도 총리의 지시는 적절했다. 그 지시를 받은 방역 당국의 행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당국이 ‘총리 지시 수준’의 긴장감을 갖고 방역행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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