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서 자리 잡는 논(畓) 타작물 재배 / 지자체 대표 특산품 바꿀 계기로 삼자
[사설] 경기도서 자리 잡는 논(畓) 타작물 재배 / 지자체 대표 특산품 바꿀 계기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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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벼가 아닌 다른 작물을 심는 것이 ‘논 타작물 재배’다. 경기도에서 이 면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달 1일 기준으로 ‘타작물 재배’를 신청한 논이 1천547㏊다. 2018년 1천195㏊보다 29.5% 증가했다. 재배하겠다고 신고한 작목(作目)도 다양하다. 콩 426㏊, 축산 사료작물 410㏊, 인삼 82㏊다. 이밖에 들깨(75㏊), 고구마(49㏊), 양파(47㏊), 감자(32㏊), 율무(22㏊) 등도 많이 늘어났다. 모두 쌀에 비해 판로가 용이한 작물이다.

쌀을 중시하던 전통적 농업에서는 생각하기 어렵던 일이다. ‘쌀이 곧 식량 안보’라는 사상이 오랜 기간 농업 정책의 근간이었다. 그러다가 쌀이 골칫거리가 됐다. 과한 생산으로 폭락하는 쌀값이 농가의 발목을 잡았다. 오죽하면 대북 식량 지원이 쌀값 안정을 위한 농업 정책이 되기까지 했다. 이걸 해결해보자고 시작한 게 ‘논 타작물 재배’다. ㏊당 사료용 작물 430만원, 일반 작물과 풋거름 작물 340만원 등 지원금까지 정부가 준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는 정착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호남 지역의 실상이 특히 그렇다. 광주의 올해 목표 면적은 369㏊, 실제 신청된 면적은 79.4㏊에 머물렀다. 전남도 목표치가 1만1천661㏊인데 실제 신청은 9천572.9㏊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다. 이런 가운데 유독 급증하는 곳이 경기도다. ‘논 타작물 재배’ 신청 면적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고, 재배하는 작물의 종류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애초 정책을 수립하는 단계에서도 예상됐던 바다. 경기도가 갖고 있는 판로가 다른 지역과 다르다. 서울ㆍ경기ㆍ인천의 잠재 수요자가 2천500만명에 달한다. 여기에 한 시간 내로 접근하는 유통 이점까지 있다. 콩, 들깨, 고구마, 양파 등이 벼를 대신해 논을 점령해 가는 원인이다. 여기에 대형 축산 단지도 몰려 있다. 사료 작물을 자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구조다. 총체벼 등 사료용 작물 재배 신청이 1년만에 4.9배나 늘어났다.

우리는 여기에서 경기도 농업의 미래를 본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지자체가 해야 할 때라고 본다. 솔직히, 경기 지역 지자체 상당수가 팔리지 않는 ‘쌀’을 특산품이라 부둥켜안고 왔다. 희망 없음을 알면서도 쉽게 변화를 꾀하지 못했다. 벼농사에 대한 전통 사상과 경직된 정책 때문이었다. 이제 이 관념을 근본부터 바꿔도 될 여건이 됐다. ‘○○시 콩’ ‘△△시 들깨’ ‘◇◇시 고구마’로 특산품의 문패를 바꾸는 고민을 해봐도 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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