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중 무역전쟁, 국익 우선의 대응체계 모색해야
[사설] 미·중 무역전쟁, 국익 우선의 대응체계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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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속담은 강한 자들끼리 싸우는 통에 약한 자가 중간에 끼어 피해를 입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이런 속담이 최근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에서 한국이 당하고 있는 현상과 비슷하다. 미국과 중국 간 펼쳐지고 있는 무역갈등이 우리로 하여금 일방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어 잘못하면 ‘제2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미·중 무역전쟁에 있어 미국과 중국이 우리에게 주는 압력은 이미 공식·비공식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최근 개최된 한국 기업인과의 행사에서 중국의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언급했다. 중국 역시 외교부 당국자의 말을 통해 화웨이 문제에 있어 한국이 잘 판단하여 선택하여야 된다면서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 이탈을 요구했다. 이런 미·중 외교당국의 압력은 양대 패권국 사이에서 우리를 자신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이미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가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내년도 글로벌 총생산이 4천500억 달러(약 530조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2019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6억648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으며,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4월 이후 84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요 적자요인은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 경기의 하락이다. 반도체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 대중국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는 심각한 충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장비 사용금지로 제기된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 간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겨루는 대결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끝날 문제는 아니다. 때문에 단기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하여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할 경우, 오히려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미동맹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선택할 대응방안은 쉽지 않다.
우리는 그동안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암묵적인 선택을 하면서 줄타기 외교를 하였지만, 이런 모호성을 지속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국론을 결집하여 국익에 우선한 정부의 대응체계 수립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의 압박 속에서 독일 등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이 취하는 동향을 잘 살피면서 성급하게 미국과 중국 중 양자 선택하기보다 사안별로 국익에 우선해 행동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외교역량을 총 동원하여 미·중 무역전쟁에서 또 다시 ‘제2의 사드사태’가 없도록 철저한 대응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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