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가족 참사 잔혹한 가정의 달
잇따른 가족 참사 잔혹한 가정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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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툰 뒤 숨진 아버지 시신 6개월 방치
의정부선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 등
생활苦에 ‘존속 살인’ 극단적인 선택
소외가정 보호 방안 마련 목소리 고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부의날 등 각종 기념일이 많은 5월 ‘가정의 달’,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일가족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위기가구 및 소외계층 등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수원남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7시께 자신과 다툰 뒤 사망한 50대 아버지를 약 6개월 동안 집 안에 방치한 2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자는 별다른 직업이 없는 탓에 다른 가족들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등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함께 술을 마시던 부자는 주먹 다툼을 벌였고, 피를 닦으러 화장실로 들어간 아버지가 넘어진 뒤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50대 아버지 B씨 시신에서 자해 전 망설인 흔적인 ‘주저흔’이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B씨가 아내와 고등학생인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2억 원가량의 부채가 있었고 매달 200만 원이 넘는 이자를 감당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B씨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췄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의정부시가 재산 수준이 일반 재산 1억1천800만 원ㆍ금융재산 500만 원에 미치지 못하고 채무, 주 소득자 사망, 질병 등 어려움을 겪는 4인 가구 기준 119만 원의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고 있어서다.

어버이날인 지난 8일에도 김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과 1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고, 어린이날인 5일에는 시흥의 한 농로에서 어린 자녀 2명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들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1년 중 가장 행복해야 할 ‘가정의 달’에 경제적 어려움 탓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존속살인 사건이 잇따라 수면 위로 떠오르자 전문가들은 소외 가정을 사회적으로 보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종우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중앙자살예방센터장)는 “경제적 어려움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는 동기였겠지만 해외 사례에 비춰볼 때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위기가구 및 소외계층의 정신건강을 사전에 살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과 정부ㆍ지방자치단체의 지원 혜택 등에 대한 홍보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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