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건축물 미술작품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데스크 칼럼] 건축물 미술작품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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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나 대형 건축물 주변에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우리 아파트에도 거북이 분수대와 조형물이 설치돼 있는데 가끔 저게 저기 왜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조형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왜 저위치에 만들어야 했을까. 의미도 모르겠고 예술성이나 작품성도 있는것 같지 않은데 여기저기 설치돼 있는 조형물들은 왜 설치됐을까. 최근 평소 가지고 있던 조형물에 대한 의문이 해소됐다. 경기도가 건축물 미술작품에 대한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해 설치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1만㎡ 이상의 건축물을 지으려면 건축비용의 일정 비율(1%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하거나 문화예술진흥기금(작품가의 70%)에 출연해야 한다. 예술작품 감상 기회 확대와 작가들의 창작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1972년부터 시행됐고 지난 1995년 의무화됐다. 그러나 미술작품 선정과 설치 과정에 대한 아무런 규제가 없어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 미지급 △일부 화랑들의 과도한 영업활동 △특정 작가 편중에 따른 시장 독과점 등의 문제가 반복됐다.

경기도민 10명 중 9명은 현행 대형 건축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 ‘건축물 미술제품 설치 제도’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기도가 1천604명을 대상으로 ‘건축물 미술제품 설치 제도’ 관련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건축물(1만㎡이상)에 설치돼 있는 미술작품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71.8%가 ‘본 적 있다’고 응답한 반면 이러한 미술작품의 설치가 의무사항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63.7%가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상당수 도민들이 미술작품 의무기준을 모르고 있었다. 응답자의 47.8%가 개선이 ‘매우 필요하다’, 40.1%가 ‘대체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87.9%가 현행 제도의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산하기관인 경기도시공사에 공모제를 의무화하고 민간에도 제도 도입을 권장하기로 했다. 민간 건축주가 미술작품을 설치할 경우 경기도건축물미술작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공모제를 거쳐 제출한 작품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다. 경기도는 미술작품 검수단을 운영해 미술작품 설치 여부 확인과 함께 사후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작품 이미지ㆍ가격ㆍ작가명ㆍ규격ㆍ사용계획서 등을 미술작품 설치 이전에 공개해 투명성도 높일 방침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8일 집무실에서 강재영 맹그로브 아트윅스 대표를 비롯해 김준만 작가, 고성익 작가, 조병현 경기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등과 함께 건축물 미술작품 설치제도 개선방안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이재명 지사는 “건축물 미술작품에 대한 부조리는 예술인의 기회를 빼앗아 돈을 버는 몹시 나쁜 적폐 중에 하나”라며 “공정한 심사제도를 도입해 예술인 1명이라도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경기도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건축물 미술작품은 전체 미술시장의 지난 2016년 기준 8% 규모이고 도내 설치 건수 및 금약은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 2015년 97건 126억2천만 원, 2016년 196건 230억 원, 2017년 283건 380억2천만 원 등 최근 5년간 도내에 설치된 건축물 미술작품 수는 856개로 금액은 1천74억 원에 달한다. 결코 작은 시장이 아니다. 다양한 예술인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 일부 심사위원들의 짬짜미 심의로 일부 전문 화랑(대행사)이나 특정 작가에 편중되면 안된다. 이번 경기도의 건축물 미술작품 설치 제도 개선을 통해 예술인들에게 기회가 공정하게 배분되길 기대해 본다.

최원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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