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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 칼럼] 정상회담의 이상과 현실

김영래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4월 23일 20:38     발행일 2018년 04월 24일 화요일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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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국제정치는 ‘정상회담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세계지도자 간의 정상회담이 일상화되었고 또한 그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교통과 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세계 지도자들 간의 이동이 편리해지고 또한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을 정상들이 직접 대면, 회담을 통하여 일시에 해결함으로써 국내정치는 물론 국제정치 무대에서 자신들의 명성과 지도력을 최고조로 제고시킬 수 있어 정상회담은 권력자들에게 참으로 매력적인 단어가 되고 있다.

정치지도자가 선거를 통해 국내정치에서 대통령 또는 총리가 되는 것은 등반가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하는 것과 같이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이란 단어에 대한 유혹은 대단하다. 특히 국내정치가 시끄러울 때 북한 핵폐기와 같은 지구촌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정상회담은 더욱 매력적이다.

‘정상’(summit)이란 용어는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1950년 2월 에든버러 연설에서 소련 최고지도층과의 회담을 제의하면서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정상’의 상징인 에베레스트 정상도 1953년 5월29일 영국원정대가 보낸 뉴질랜드 태생의 에드먼드 힐러리가 정복하여 ‘정상’이란 용어는 영국 신문에 자주 등장하였다.

성공과 실패가 거듭된 정상회담
현대 국제정치사에서 대표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정상회담 역시 영국과 관련된 것으로 1938년 9월 영국 수상 체임벌린과 독일 총통 히틀러 간의 뮌헨회담이다. 체임벌린과 히틀러는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를 위한 성명서에 서명하였지만, 결국 히틀러가 다른 한편으로 전쟁을 준비, 제2차 세계대전으로 발발함으로써 뮌헨 정상회담은 실패한 회담으로 기록되고 있다.

가장 최근 국제정치를 변화시킨 정상회담은 1985년 11월 개최된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과의 냉전 종식을 이끈 회담이다.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는 워싱턴과 모스크바를 서로 왕래하면서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 냉전을 평화적으로 종식시켰다.

앞으로 사흘 후에 지구촌 유일의 분단지역인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 남쪽지역의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다. 1945년 분단 이후 남북한은 두 차례에 걸쳐 정상 간의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은 과거에 개최되었던 회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

이미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를 연결하는 남북정상 간 ‘핫라인’이 설치되었으며,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 미국도 5월말 또는 6월초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사전 준비를 위해 국무장관 내정자인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장이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 김정은을 만났으며, 이런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좋을 일이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상과 현실의 조화가 성공의 관건
이와 같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상황변화는 실로 극적이고 놀랄만하다. 김정은은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화답이라도 하듯이 지난 금요일 개최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또한 핵실험도 하지 않을 것이며, 경제중심 노선을 천명하고, 국제사회와의 신뢰관계도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연 배우는 문재인·트럼프·김정은이다. 조연인 시진핑·아베·푸틴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이들 6명의 스트롱맨이 어떻게 신뢰를 쌓아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북한 핵 폐기와 종선선언을 통한 평화협정의 토대를 마련하느냐는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다. 국제정치에서 ‘평화’의 이상 실현은 불멸의 진리는 ‘국가이익 우선’ 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어야 되기 때문이다.

지구촌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이 이상과 현실을 어떻게 조화시켜 북한 핵폐기라는 ‘한반도 평화드라마’를 연출시킬지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前 동덕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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