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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맞으며 죽어라 모았는데… 폐지값 폭락 ‘노인 눈물’

김준구 기자 nine9522@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3월 21일 20:25     발행일 2018년 03월 22일 목요일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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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손수레 끌고 다니며 발품 팔아도 5천원 버는 게 하늘의 별따기야. 하루 세끼 라면이라도 끓여 먹으려면 2천∼3천원이 드는데, 이 정도 벌이로 근근이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21일 인천 남부경찰서 인근 고물상에 폐지를 팔고 나온 A할아버지(77)가 손에 쥔 1천원권 서너 장과 동전 몇 푼을 보여주며 울먹였다.

같은 날 오후 연수구에서 폐지를 줍는 B할머니(76)도 “몇 달 전까지도 kg당 110원씩은 값을 쳐줬는데, 지금은 3분의1 가격”이라며 “우리 같은 늙은이들 나라에서 지원 한 푼 해주지도 않아, 이제는 투표도 안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달 사이 폐지 값이 폭락을 하면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이 폐지를 모아 지역 고물상에 팔면 보통 1kg당 30∼40원을 받는다. 지난해 말 110∼120원 하던 것이 불과 3달 사이에 폭락을 한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제지회사들이 최근 폐지로 만든 박스 등 재활용 제품이 팔리지 않고 있다며 고물상들이 가져온 폐지 매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고물상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인천지역 고물상들에 따르면 이들이 중간고물상에게 넘기는 파지가격은 3개월 전 1kg당 140원이던 것이 지금은 60원이다.

남구 용현동에 있는 한 고물상 업주는 “어르신들이 손수레에 폐지를 싣고 오면 지금은 kg당 40원씩 드리고, 우리가 남기는 마진은 20원이 채 안된다”며 “그나마 불쌍한 어르신들에겐 몇 백 원 돈은 그냥 천 원짜리로 드리고 나면 수지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인천 남구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지역 내 폐지수거 노인들이 537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부평구 또한 5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에선 지난해 7월 폐지 줍는 노인들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예산 편성을 했지만, 일선 지자체에선 경제적 지원보다는 조끼나 보호장비, 손수레 대여 등에 집중돼 있어 실질적인 생계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선 구 관계자는 “시와 함께 현황 파악을 하고 난 후 이들에 대한 교통안전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폐지가격 급락에 따른 경제적 지원대책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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