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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통시장 나들이] 시장 골목 구석구석 흥·멋·맛 ‘푸짐’ 넉넉한 인심은 덤이요~

도소매 전문 전통 잇는 ‘안양남부시장’
스마트 시설 자랑 ‘의왕부곡도깨비시장’
세계 곳곳 다문화 점포 모인 ‘부천강남시장’
설 맞이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 준비 끝

권오탁 기자 ohtaku@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2월 13일 21:06     발행일 2018년 02월 14일 수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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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남부시장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도내 98개 전통시장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해당 시군의 명물로 자리 잡아 명맥을 계속 유지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인근 지역의 재건축ㆍ유통업계 진출ㆍ최저임금 상승ㆍ한파 등으로 울상을 짓는 시장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의 형편에 상관없이 오늘도 상인들은 설 명절을 준비하기 위해 당찬 모습으로 가게 운영에 임하고 있다. 그만큼 전통시장은 상인들의 생명력과 얼이 묻어나는 공간이다. 설 명절을 맞아 도내 전통시장 중 사연과 볼거리가 많은 곳들을 소개한다.

■ ‘안양남부시장’, 도소매 종합시장의 전통을 이어나간다
지난 1960년에 본격적으로 발돋움 한 이후, 안양을 넘어서 경기 지역을 대표하는 도소매 종합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260여 개 점포에서 약 300명의 상인들이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는 장소로 깊은 역사만큼이나 상인들의 의식도 성숙한 편이다. 

그 대표적인 예는 소비자 불만신고센터 운영이다. 시장을 찾는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불만을 최소화하고자 운영 중인 소비자 불만신고센터는 안양남부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낀 부분에 대한 개선도 전보다 원활하게 이뤄졌고 소비자도 바뀌는 시장 모습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소비자가 남부시장에서 느낀 불만을 전달하면 상인회에서 상인에게 의견을 전달하면서 판매자에게 경고를 주고 시정명령을 내린다.

이외에도 지역주민과 함께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매년 9월 중 시장을 찾는 고객과 상인들이 함께하는 시민축제마당 행사를 비롯한 품바 공연, 풍물놀이 등 이벤트ㆍ홍보 행사 등도 마련하며 지난 2006년부터는 전문강사를 초빙해 맞춤형 상인 친절 교육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의왕부곡도깨비시장
의왕부곡도깨비시장
■ ‘시장의 현대화와 전통을 모두 잡겠다’… 아담하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의왕부곡도깨비시장’
점포수가 100여 개에 불과한 조그마한 시장이지만 의왕부곡도깨비시장은 타 시장에 비해 현대화에 한걸음 다가 선 시장이다.

시장에 있는 롯데마트와의 협약으로 전통시장들의 숙제였던 ‘주차장 문제’를 해결한 데 이어, 지난 2016년에는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의 골목형 시장 육성 사업에 선정돼 고객 지원센터를 신축하고, 시장 홈페이지 등을 제작했다. 스마트 화재 감지기도 지난해 전국 최초로 설치했다. 화재 발생이 감지되면 즉각 의왕소방서로 연락이 가 화재가 즉각 대비할 수 있게 했다.

또 젊은 층을 끌어들여 낭만 있는 시장으로 만들고자 시장에 LED 등을 달았다. 그렇다고 전통시장에서 ‘전통’을 배제한 건 아니다. 생필품 및 기본 식자재 등 전통시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품목들을 비치하면서 음식업(40%), 의류ㆍ건강ㆍ야채류(10%), 안경ㆍ휴대전화ㆍ서점(25%) 등이 주류로 자리잡아 전통과 현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부천강남시장
부천강남시장
■ 이주민들과 하나 된 공간, ‘부천강남시장’
지난 15여년 동안 이어진 재개발에 여기저기서 이사 온 이주민들이 정착한 곳으로 명절만 되면 유독 더 강한 생명력을 보이는 시장이다. 특히 시장 주변에는 공장이 많아 다문화 가정과 아시아권에서 온 이주민들이 많아 시장 내에도 다문화 가정이 운영하는 점포가 있을 정도다.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강남시장 마을축제’는 사회단체 ‘아시아인권문화연대’와 함께하는 행사로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이 서로 가진 배경을 존중하며 즐겁게 놀고 화합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부천강남시장은 단순히 고객을 모으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소통이 마케팅의 주 콘셉트다.

권오탁기자

(사진 왼쪽부터) 푸근한 인심이 넘치는 연무시장 ‘자매전집’과 안양호계종합시장 내 호떡집, 안산시민시장 ‘전라국수집’.
(사진 왼쪽부터) 푸근한 인심이 넘치는 연무시장 ‘자매전집’과 안양호계종합시장 내 호떡집, 안산시민시장 ‘전라국수집’.
전통시장 ‘먹거리’를 찾아서…
우리동네 시장 대표 ‘맛집’ 여기요 여기~

매년 유통업계의 입점,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위기를 맞이한 도내 전통시장 상인들이지만 특유의 정체성은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수십 년에 걸쳐 형성한 정체성 중 시대를 막론하고 늘 어필할 수 있었던 요소는 바로 ‘먹거리’다. 각 시장마다 자랑하는 ‘맛집’이 있기 마련인데, 도민들에게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먹거리를 소개한다.

■ ‘맛뿐만 아니라 이야기도 있어요’…네 자매가 함께 전 부치는 ‘자매전집’ (연무시장)

다른 음식점엔 음식만 있지만 자매전집에는 음식 뿐만 아니라 훈훈한 가족사까지 함께한다. 1남 4녀 중 장녀로 태어난 김인숙 대표(54)는 여동생 3명과 함께 6년 전부터 전집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대소사가 많던 집안에서 일찌감치 어린 나이에 전을 부치기 시작한 인연이 지금에 이른 것이다. 자매가 다 같이 전집을 차려보는게 어떠냐는 친정 어머니의 제안으로 시작된 전집은 평소에는 전이 주 메뉴인 호프집이지만, 명절에는 제사용 전을 예약판매하는 연무시장의 명소로 거듭났다.

■ 안양 시민들의 친구로 자리매김한 ‘호떡’… 엄마가 만들고 아들이 판다! (안양호계종합시장)
호계종합시장에는 도내 중부 지역 회사원들의 ‘야근 친구’로 자리매김한 호떡집이 있다. 심지어 가격마저 한 개에 500원 꼴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점주 심규선씨(69)와 아들 심영수씨(42)가 함께 굽는 호떡은 매일 70~80개 가량 팔리는데다, 종종 학교ㆍ학원을 마치고 시장 인근을 지나는 학생들의 발길도 사로잡고 있다. 

약 40년 전에 수도권에 상경한 심씨는 간식거리 장사를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호떡 장사를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많이 사가는 고객이 있으면 주문 개수보다 더 많이 호떡을 담아 줄 정도로 훈훈한 인심이 넘치는 이곳에, 호떡 뿐만 아니라 심씨 모자와 호계시장은 안양시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 21년차 국수 달인 ‘전라국수집’… 면 뿐만 아니라 밥도 맛있어요 (안산시민시장)

분식 포장마차로 시작했다기엔 맛이 너무 믿기지 않는다. 유현남 대표(65)가 내놓는 비빔국수에는 21년전 안산시민시장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전라국수집의 역사가 담겨있다. 열무를 기반으로 한 칼국수ㆍ비빔국수ㆍ냉면은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어 최근 개시한 돼지국밥을 비롯한 밥 종류도 면류 못지 않은 명품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직접 손으로 빚은 면발과 ‘며느리도 제조법을 모르는’ 자체 개발 육수는 전라국수집의 정체성과도 같다. 이쯤되면 장이 들어설때 마다 딸들이 돌아가면서 일을 도와줘야 하는 풍경이 자연스럽기만하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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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봉필규 道시장상인연합회장
“지역장터 특색 살린 행사·부대시설 보완해야”

“연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도내 전통시장에 더 많은 행사가 개최돼야 할 것입니다.”

봉필규(54) 경기도시장상인연합회장은 지난 2012년 제3대 도상인회장에 당선된 데 이어, 2015년에도 제4대 회장에 취임해 연임에 성공한 ‘전통시장 전문가’다.

지난 5년간 워크샵과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으며 취임 초기 40여 개 남짓했던 도상인회 가입 전통시장 수도 현재 100개에 육박하는 등 녹록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런 그가 바라보는 이번 명절은 다소 아쉽다. 

최근 몇 년간 도에서 내려오는 예산의 감소로 명절 전후 행사 규모가 다소 축소됐기 때문. ‘대문화공연’과 ‘소문화공연’으로 나뉜 도 예산 중 대문화공연은 올해부터 사라졌으며 소문화공연은 연 1억 6천만 원 가량 책정됐지만 예년에 비해선 여러모로 부족함을 느낀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봉 회장은 도에 전통시장의 행사를 ‘1회성 사업’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진심어린 조언을 보냈다. 현실적으로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체들에 비해 시설은 한계가 있지만 시장별로 다양한 콘셉트를 구축한다면 도민들이 유통업체에선 볼 수 없는 전통시장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봉 회장은 특히 ‘민족성’과 ‘흥’을 강조했다. 우리 민족은 흥을 아는 민족이니 전통시장을 통해 내면에 잠재된 ‘유희’를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장별로 특성화된 행사를 개최해 ‘A행사하면 A시장’ 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면 시장도 또 하나의 유희시설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 회장은 “사실 유통업계의 이벤트나 행사도 결국엔 전통시장에서 배워온 게 아니겠어요? 유통업계가 독자적인 콘셉트를 마련한 만큼 전통시장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콘셉트 구축에 힘 쓸 필요가 있습니다”며 “도에서 이를 1회성 사업이 아닌 장기지속적인 사업으로 검토해주길 바라며 명절 이후에도 전통시장의 부흥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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